2022년부터 폭스바겐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배터리 존재감 키워가는 SK이노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수주를 잇달아 따내고 있다. 몸집을 키워가면서 선발주자인 LG화학 삼성SDI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13일 자사 전기차 플랫폼의 전략적 공급자로 LG화학과 삼성SDI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을 추가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회사는 2019년부터 배터리 공급에 나서고 중국 CATL은 중국 내 전략적 파트너로 물량을 공급한다.

2022년부터 북미 시장은 SK이노베이션이 단독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에 확보한 물량을 미국과 유럽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공장 신설을 위한 최종 후보지 3~4곳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헝가리를 포함한 신규 공장 건설을 타진하고 있다. 이 밖에 폭스바겐과 합작사를 설립해 별도의 공장을 짓는 방안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까지 연간 30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운 폭스바겐은 생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자체 생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적합한 회사로 SK이노베이션이 낙점됐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수주를 발판 삼아 배터리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초 착공한 연산 7.5GWh 규모의 헝가리 공장, 중국 창저우시에 건설하기로 한 7.5GWh 공장 등이 모두 완공되는 2022년에는 연간 생산량이 20GWh로 늘어난다. 시장에선 SK이노베이션이 이번 폭스바겐 수주로 수주 잔액이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이 “성장 축인 배터리사업을 더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수차례 밝힌 만큼 사내에서는 배터리사업이 정유와 석유화학에 이어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이 주식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부문의 추가 수주, 성장 전략 발표가 이뤄진다면 기업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