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14일 오후 2시45분

LS그룹이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스카이레이크가 LS엠트론 전자부품사업부 인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사업재편 작업에 차질을 빚었다는 이유에서다. 스카이레이크는 맞소송 등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스카이레이크를 상대로 “LS엠트론 전자부품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한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데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스카이레이크는 지난 3월 LS그룹 계열사인 LS엠트론의 전자부품사업부를 1887억원에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하지만 7월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LS엠트론 측에 계약파기를 통보했다. 스카이레이크 측은 계약 체결 뒤 실적이 곤두박질친 데다 정밀실사 과정에서 내년 사업 전망도 어둡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업황이 악화된 데다 삼성으로부터 일부 물량이 끊긴 게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인수금액 인하와 직원 고용보장 기한 단축 등을 요구하며 재협상에 나섰지만 LS엠트론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향후 소송전에선 계약파기 이유로 계약서에 명시된 ‘중대한 사유’에 대한 해석을 놓고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LS그룹 관계자는 “이번 계약 파기는 스카이레이크의 귀책 사유가 분명하다”며 “사업재편 작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스카이레이크 측은 “급격한 실적 악화는 계약파기 사유로 적시된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LS그룹의 움직임을 보고 대응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LS엠트론의 전자부품사업부는 휴대폰과 디스플레이용 커넥터 및 안테나, 울트라커패시터(UC)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주요 고객사다. UC는 미래형 자동차와 전력 시스템에 적용되는 고밀도 에너지 저장 장치다.

LS그룹은 LS엠트론을 트랙터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사업부를 연달아 매각하고 있다.

이지훈/고재연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