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포럼] 화폐의 디지털화, 기계 상거래 시대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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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계약' 가능케 하는 디지털 화폐
기계끼리 상거래하는 시대 열어젖힐 것
제조업 기반 우리 산업에 돌파구 될 수도
박수용 < 서강대 교수·컴퓨터공학 >
기계끼리 상거래하는 시대 열어젖힐 것
제조업 기반 우리 산업에 돌파구 될 수도
박수용 < 서강대 교수·컴퓨터공학 >
지난 10월31일은 비트코인이 세상에 알려진 지 10주년 되는 날이었다. 은행도 필요없이 민간 주도로 화폐를 발행해 주고받을 수 있다는 이 뜬구름 같은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온 지 10년 만에 비트코인 자산 규모가 100억달러(약 113조원)에 이르고 있다. 비트코인 이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암호화폐가 만들어지면서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226조원에 달한다.
비트코인은 한때 총기, 마약 등을 거래하거나 돈세탁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거래소가 생겨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인식과 암호화폐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건전한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하루 거래량이 13조원 규모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이제는 화폐의 변화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인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 화폐는 어떤 형태로 변화하고 발전할까. 필자가 생각하는 미래 화폐의 모습은 세 가지로 특징지을 수 있다. 먼저 미래의 화폐는 디지털화될 것이다. 《히든 챔피언》의 저자 헤르만 지몬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해서 모든 것이 디지털화될 수는 없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디지털화될 수 있는 것은 모두 디지털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면 화폐가 디지털화되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화폐가 디지털화되면 다음으로 가능한 변화는 이런 화폐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덧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화폐 기반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계약이나 지불 행위들이 소위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라는 형태로 코드화돼 자동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아들에게 10만원을 송금하면서 “이 돈은 밤 10시 이후에는 못 쓰고 술집에서도 못 쓴다”는 계약을 프로그램화해 그 돈에 얹을 수 있는데 그럼 아들이 송금받은 돈을 쓸 때마다 이 조건을 위반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로 화폐가 디지털화되고 화폐 위에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덧붙이는 게 가능해지면 우리가 쓰고 있는 다양한 기계도 이런 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래에는 태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개인이 생산해 쓰거나 남으면 거래하는 시대가 올 텐데 집 안에 있는 냉장고가 상황에 따라 낮에는 A가 생산하는 전기를 쓰다가 밤이 돼 B가 더 싼 전기를 갑자기 경매한다면 그 전기를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소위 ‘기계 상거래(machine commerce)’ 시대가 열릴 수 있다. 사람들의 경제활동을 돕는 도구 역할에 그쳤던 기계들도 화폐 기반의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기계 상거래 시대는 우리 사회에 다시 한 번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무인 자동차가 운전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역할뿐 아니라 여러 곳을 다니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다른 기계에 판매함으로써 스스로 돈까지 벌어들인다면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도심 빌딩숲을 날아다니는 드론 배송기가 건물에 설치된 풍향센서에 매초 0.01원을 지급하면서 건물과 건물 사이 골바람 세기의 데이터를 수집, 최적화된 경로와 속도를 유지해 안전하게 물건을 배송하는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이런 기계 상거래 시대는 돈의 디지털화가 그 첫걸음이 된다. 디지털 화폐를 기반으로 새롭게 형성될 디지털 경제는 현실세계의 경제와 조화돼 산업과 경제활동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란 얘기다.
이런 변화는 제조업 기반의 우리 산업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기계 상거래를 실현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지 10년 만에 바꿔놓은 돈의 세계가 앞으로 10년 뒤에는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비트코인은 한때 총기, 마약 등을 거래하거나 돈세탁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거래소가 생겨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인식과 암호화폐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건전한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하루 거래량이 13조원 규모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이제는 화폐의 변화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인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 화폐는 어떤 형태로 변화하고 발전할까. 필자가 생각하는 미래 화폐의 모습은 세 가지로 특징지을 수 있다. 먼저 미래의 화폐는 디지털화될 것이다. 《히든 챔피언》의 저자 헤르만 지몬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해서 모든 것이 디지털화될 수는 없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디지털화될 수 있는 것은 모두 디지털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면 화폐가 디지털화되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화폐가 디지털화되면 다음으로 가능한 변화는 이런 화폐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덧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화폐 기반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계약이나 지불 행위들이 소위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라는 형태로 코드화돼 자동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아들에게 10만원을 송금하면서 “이 돈은 밤 10시 이후에는 못 쓰고 술집에서도 못 쓴다”는 계약을 프로그램화해 그 돈에 얹을 수 있는데 그럼 아들이 송금받은 돈을 쓸 때마다 이 조건을 위반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로 화폐가 디지털화되고 화폐 위에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덧붙이는 게 가능해지면 우리가 쓰고 있는 다양한 기계도 이런 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래에는 태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개인이 생산해 쓰거나 남으면 거래하는 시대가 올 텐데 집 안에 있는 냉장고가 상황에 따라 낮에는 A가 생산하는 전기를 쓰다가 밤이 돼 B가 더 싼 전기를 갑자기 경매한다면 그 전기를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소위 ‘기계 상거래(machine commerce)’ 시대가 열릴 수 있다. 사람들의 경제활동을 돕는 도구 역할에 그쳤던 기계들도 화폐 기반의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기계 상거래 시대는 우리 사회에 다시 한 번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무인 자동차가 운전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역할뿐 아니라 여러 곳을 다니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다른 기계에 판매함으로써 스스로 돈까지 벌어들인다면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도심 빌딩숲을 날아다니는 드론 배송기가 건물에 설치된 풍향센서에 매초 0.01원을 지급하면서 건물과 건물 사이 골바람 세기의 데이터를 수집, 최적화된 경로와 속도를 유지해 안전하게 물건을 배송하는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이런 기계 상거래 시대는 돈의 디지털화가 그 첫걸음이 된다. 디지털 화폐를 기반으로 새롭게 형성될 디지털 경제는 현실세계의 경제와 조화돼 산업과 경제활동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란 얘기다.
이런 변화는 제조업 기반의 우리 산업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기계 상거래를 실현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지 10년 만에 바꿔놓은 돈의 세계가 앞으로 10년 뒤에는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