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호주에 이어 독일 정부가 중국 화웨이를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 장비 입찰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중국 통신장비 배척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통신 장비에 스파이칩 등을 심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독일 기간 통신사들의 5G 이동통신 장비 입찰에서 화웨이 장비의 입찰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과 호주로부터 우려 사항을 전해 들은 독일 관료들은 내년 초로 예정된 입찰을 연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영국 정부도 지난달 말 “5G 장비공급 업체가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중요한 국가 인프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서한을 기업들에 보냈다. 사실상 화웨이를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많다.

일본과 뉴질랜드도 화웨이 장비 배제를 검토 중이다. 한국은 통신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가 화웨이 5G 장비를 일부 도입하기로 한 뒤 올해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보안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화웨이 등 중국 통신기업들이 공산당 정부와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에 따라 정보를 유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이 같은 각국 정부의 보안 우려에 대해 “지금까지 정보 유출은 없었고 각국의 보안 관련 검증 요구 등을 다 맞췄다”고 반박하고 있다. 인도 등 일부 국가는 최근 기술 시연요청을 하고 제안서를 받는 등 입찰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화웨이 장비는 삼성전자와 노키아 등 경쟁사보다 최대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