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개포동 양재천 인근 경남1·2차(678가구), 우성3차(405가구), 현대1차(416가구)가 통합 재건축 사업을 확정했다. 세 단지는 3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한경DB
서울 개포동 양재천 인근 경남1·2차(678가구), 우성3차(405가구), 현대1차(416가구)가 통합 재건축 사업을 확정했다. 세 단지는 3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한경DB
서울 강남구 개포동 양재천 인근의 ‘개포경남1·2차’ ‘개포우성3차’ ‘개포현대1차’ 등 중층 단지가 공동 재건축 사업 방식을 확정했다. 이들 세 단지는 오는 18일 통합 재건축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모두 한 블록에 자리 잡고 있어 3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정비구역 변경 방식으로 추진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경남1·2차, 개포우성3차, 개포현대1차 등 세 단지는 ‘통합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를 꾸려 내년 상반기에 정비구역 지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현대1차에 다른 두 단지를 합쳐 정비구역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비구역 신청을 전부 새로 하는 것보다 사업 속도를 더 낼 수 있어서다.

현대1차는 2016년 12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전체 소유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주민 제안을 통한 정비구역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임병업 현대1차 예비추진준비위원장은 “통합 정비구역을 아예 새로 신청하려면 현대1차의 기존 정비구역을 해제하는 등 추가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기존 정비구역을 변경하면 현대1차가 이미 거친 절차 일부를 인정받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강남구와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정비구역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세 단지는 각각 1984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30년)을 넘겼다. 2014년 말 연달아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 중 우성3차(405가구)와 현대1차(416가구)는 작년 10월 일찌감치 통합 재건축을 결정했다. 이들 단지보다 대지 지분이 높은 경남1·2차 일부 소유주가 통합 재건축에 반대했으나 지난 7월 통합사업 동의율이 50%를 넘기면서 사업 추진이 성사됐다. 각 단지를 통합해 재건축할 때 얻는 장점이 커서다. 따로 재건축을 하면 각각 800~1000가구 규모 단지가 되지만 함께 하면 3000여 가구 규모 대단지로 키울 수 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커뮤니티시설, 녹지공간 등을 넉넉하게 들일 수 있고 일대 조경과 기부채납(공공기여) 계획 등을 효율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

세 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혼합정산제가 아니라 독립채산제 방식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가구 수는 통합하지만 단지별로 분양계획과 분담·환급금을 따로 책정하는 방식이다.

“양재천 공원 특화 등 검토”

개포 3개 단지 3000가구 통합재건축 '시동'
세 단지는 통합 정비계획 수립 시 양재천변 특화구역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남1·2차와 닿아 있는 양재천변 청룡근린공원 인근에 공원 기부채납도 검토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주변 환경을 개선하면서 단지 부가가치도 올리겠다는 취지”라며 “도로를 건너지 않고도 양재천 공원에 갈 수 있다는 입지적 장점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를 남향으로 배치하고 양재천변에 맞닿은 동은 대형 주택형 위주로 구성할 계획이다. 세 단지를 녹지 통로로 연결하는 재건축안도 구상 중이다. 단지를 가로질러 난 기존 30m 폭 통경축을 활용할 계획이다. 단지 중앙엔 선큰광장을 조성한다.

인근 개포주공1단지와의 연계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에서 대모산 올레길까지 녹지 산책로를 내는 안이다. 이렇게 되면 양재천부터 대모산까지 녹지로 연결된다.

통합 재건축 소식이 알려지면서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1차 전용면적 95㎡는 9월 초 18억8000만원에 손바뀜돼 이 주택형 신고가를 냈다. 1월 거래가(15억3000만원)보다 약 23% 뛰었다. 경남 전용 96㎡는 통합 재건축 결정이 난 7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7월 13억1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억원 이상 올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