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이던 강남 아파트…"2억~3억 내린 급매물도 안 팔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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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하락 전환
강남3구 4주 연속 '마이너스'…서울 집값 하락세 주도
풍선효과 누리던 서울 외곽도 '잠잠'…"약세 지속될 듯"
강남3구 4주 연속 '마이너스'…서울 집값 하락세 주도
풍선효과 누리던 서울 외곽도 '잠잠'…"약세 지속될 듯"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잠실주공5단지 호가가 2억원 이상 떨어졌는데도 매수자가 없습니다. 금리 인상 가능성, 경기침체 우려,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악재가 많아 집값이 당분간 반등하긴 힘들어 보입니다.”(서울 송파구 잠실동 K공인 대표)
9·13 대책이 시간이 지날수록 약효를 발휘하고 있다. 잠실주공5 은마 등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호가가 9·13 대책 전에 비해 2억원 이상 하락했다. 가격을 선도하는 강남권 집값이 맥을 못 추다 보니 풍선효과를 누리던 서울 외곽 지역 집값도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강남권 매도 호가 2억원 이상 ‘뚝’
15일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은 9·13 대책 발표 이후 2억~3억원 급락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K공인 관계자는 “대책 이후 거래가 없다가 지난달 고점에서 1억원 정도 내린 급매물이 2건 팔렸다”며 “그 뒤로 거래가 완전히 끊겨서 지금은 호가가 고점 대비 2억원 이상 떨어져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온종일 사무실에 있어도 집을 사겠다는 매수 문의 전화는 거의 없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매물이 없어 못 팔 정도였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호가도 2억~2억5000만원 하락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대치동 Y공인 대표는 “매수자들은 내린 금액에서 5000만원 정도 더 낮추면 사겠다고 하지만 막상 그 금액으로 내려와도 대기 매수자가 실제 매입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거의 없다 보니 그동안 유지됐던 호가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1차 전용면적 160㎡는 지난 8월 35억8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33억원에 실거래됐다. 압구정동 K공인 관계자는 “이달 들어 1억~1억5000만원 내린 매물이 나오지만 매수자들이 문의만 할 뿐 구매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가격 하락은 다른 아파트로도 번지고 있다. 9월 18억5000만원까지 거래되던 잠실엘스 전용 84㎡는 이달 초 16억5000만원에 급매로 팔렸다. 잠실 리센츠 중소 주택형 호가도 최고 거래가 대비 2억원 이상 떨어졌다.
뒤늦게 키맞추기에 나선 노원·도봉·강북구 등은 강보합세에 그치고 있다. 상계동 W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와 가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진 상황이다 보니 집주인들이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중계동 N공인 관계자는 “두세 달 만에 1억원 이상 오른 피로감으로 현재는 주춤하고 있다”며 “학군 수요와 재건축 기대가 있어 가격이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조정 이어질 것”
약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9·13 대책 외에 국내 경기 위축,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경제 위축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까지 가세하고 있어 집값이 쉽게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부동산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된 만큼 한 번 하락세로 전환한 시장이 금방 다시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며 “매수자 우위 시장이어서 집값 하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내년 초까지는 완연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며 “내년 1월 이후 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돼 종부세 인상을 피부로 느끼는 시점이 되면 하락세를 지속하거나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서울과 서울 인접지역 집값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재건축 억제로 서울은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글로벌 위기 수준의 경제 충격이 오지 않는 한 서울 집값이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아영/선한결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9·13 대책이 시간이 지날수록 약효를 발휘하고 있다. 잠실주공5 은마 등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호가가 9·13 대책 전에 비해 2억원 이상 하락했다. 가격을 선도하는 강남권 집값이 맥을 못 추다 보니 풍선효과를 누리던 서울 외곽 지역 집값도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강남권 매도 호가 2억원 이상 ‘뚝’
15일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은 9·13 대책 발표 이후 2억~3억원 급락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K공인 관계자는 “대책 이후 거래가 없다가 지난달 고점에서 1억원 정도 내린 급매물이 2건 팔렸다”며 “그 뒤로 거래가 완전히 끊겨서 지금은 호가가 고점 대비 2억원 이상 떨어져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온종일 사무실에 있어도 집을 사겠다는 매수 문의 전화는 거의 없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매물이 없어 못 팔 정도였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호가도 2억~2억5000만원 하락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대치동 Y공인 대표는 “매수자들은 내린 금액에서 5000만원 정도 더 낮추면 사겠다고 하지만 막상 그 금액으로 내려와도 대기 매수자가 실제 매입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거의 없다 보니 그동안 유지됐던 호가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1차 전용면적 160㎡는 지난 8월 35억8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33억원에 실거래됐다. 압구정동 K공인 관계자는 “이달 들어 1억~1억5000만원 내린 매물이 나오지만 매수자들이 문의만 할 뿐 구매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가격 하락은 다른 아파트로도 번지고 있다. 9월 18억5000만원까지 거래되던 잠실엘스 전용 84㎡는 이달 초 16억5000만원에 급매로 팔렸다. 잠실 리센츠 중소 주택형 호가도 최고 거래가 대비 2억원 이상 떨어졌다.
뒤늦게 키맞추기에 나선 노원·도봉·강북구 등은 강보합세에 그치고 있다. 상계동 W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와 가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진 상황이다 보니 집주인들이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중계동 N공인 관계자는 “두세 달 만에 1억원 이상 오른 피로감으로 현재는 주춤하고 있다”며 “학군 수요와 재건축 기대가 있어 가격이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조정 이어질 것”
약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9·13 대책 외에 국내 경기 위축,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경제 위축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까지 가세하고 있어 집값이 쉽게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부동산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된 만큼 한 번 하락세로 전환한 시장이 금방 다시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며 “매수자 우위 시장이어서 집값 하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내년 초까지는 완연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며 “내년 1월 이후 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돼 종부세 인상을 피부로 느끼는 시점이 되면 하락세를 지속하거나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서울과 서울 인접지역 집값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재건축 억제로 서울은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글로벌 위기 수준의 경제 충격이 오지 않는 한 서울 집값이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아영/선한결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