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수·매도 예비자들이 관망에 들어가면서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지난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매수 실종…서울 아파트 거래 '반토막'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003건으로, 하루평균 143건 거래됐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시행된 9월을 기점으로 급감했다. 9월 하루평균 410.4건에서 10월 330.4건으로 줄어들었고 이달에도 급감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같은 달(213건)보다도 23.5% 감소했다.

이달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88건으로 하루평균 6.3건 거래됐다. 지난달(18.6건)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송파구는 하루평균 8.6건으로, 10월(27.1건)에 비해 68% 감소했다. 서초구는 같은 기간 14.6건에서 6.3건으로 줄었다.

비강남권에서도 거래량 감소폭이 컸다. 노원구는 이달 신고 건수가 하루평균 17건으로 지난달(45.3건)에 비해 62.3% 급감했다. 성동구와 동작구 거래량도 지난달에 비해 각각 65.7%와 59.3% 줄었다. 해당 통계는 실제 거래 시점과 일부 차이가 있다. 주택거래 신고일이 계약 후 60일 이내여서다.

신고일이 아니라 계약일 기준 통계를 봐도 거래량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보면 9·13 대책 시행 이후 한 달간(9월14일~10월14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720건이었다. 직전 한 달(8월14일~9월13일) 거래량은 1만6090건에 달했다. 대책 이후 거래량이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거래절벽’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공시가율 조정 등 시장 변수가 많아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매수자는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고, 매도자는 장기 임대주택 등록에 따른 세제 혜택과 높은 양도소득세 영향으로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어 거래절벽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년 국내외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해 매수세가 위축됐다”며 “집값이 더 조정을 받아야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