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前 청와대 정책실장 "김동연 부총리가 옳았다…최저임금 인상폭 과도"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사진)이 현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둘러싸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갈등을 빚은 것과 관련해 “김 부총리의 생각이 좀 더 옳았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폭이 과도했다”는 주장도 폈다. 이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이 이사장은 15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2년간 최저임금 인상폭 29%는 노무현 정부 때보다 훨씬 크다”며 “적당한 인상폭이라는 게 있는데 과유불급이었고 중용을 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단골로 가는 식당도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자르고 부인이 와서 일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올렸지만 고용이 감소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관해선 “기조는 옳지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복지 강화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한국이 세금을 가장 적게 내는 군에 속하는데 저출산 고령화를 막기 위해 대폭 증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해 “현 정부의 큰 실책”이라며 “사람들이 집 사고 전세 사는 데 돈을 쏟아부으니 소득주도성장도 안 되고 혁신성장도 안 된다”고 했다. 2기 경제팀에는 “청와대 정책실장은 큰 그림과 방향을 제시하고 현안은 부총리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