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인터뷰…"스타기업 상장유치·금융상품 출시 노력"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 "코스닥, 모험자본시장 인프라로 육성"
"지난 1년간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코스닥시장을 모험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지속해서 육성할 계획입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13일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내내 코스닥시장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올해 초 내놓은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 맞춰 코스닥시장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 강화, 진입요건 개편, 기업분석보고서를 비롯한 투자정보 확대 등 여러 개선사항이 이행됐다고 밝혔다.

또한 코스피와 코스닥 통합지수인 'KRX300'과 'KRXmid200' 지수를 발표했고, 1회 호가 제출 한도 축소(상장 증권 수의 5%→1%)와 주식분할 시 매매정지 기간 단축(평균 15거래일→3거래일) 등 매매제도도 개편했다.

덕분에 그간 성과가 있었다고 정 이사장은 자평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3천억원으로 작년 3조7천억원보다 43% 증가한 것에 주목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14.7%로 작년 12.0%보다 2.7%포인트 커졌다.

상장기업 수도 늘었다.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기업은 2016년 82개사, 2017년 99개사에서 올해 105개사(스팩 제외 시 85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등 외부 요인으로 현재 코스닥지수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악재가 해소될 경우 자본시장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금 긴 호흡으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연초 900선을 돌파하던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증시 급락으로 현재 600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그는 이어 "앞으로 대형 기술주와 새로운 스타 기업이 지속해서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상장유치 활동을 펴는 한편, 코스닥 신규 지수와 관련한 금융상품 출시 등을 통해 기관과 외국인 투자가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다만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을 위해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거론되는 공매도 추가 규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매도를 금지하게 되면 부정적인 정보가 가격에 적시에 반영되지 못해 이후 일시 가격 급락 등 심각한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위험 관리를 위한 다양한 투자전략을 제한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일부 부작용에도 우리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해 공매도는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무차입 공매도 금지, 업틱룰 적용, 잔고 공시 제도 등을 도입해 주요국에 비해 공매도 규제가 가장 강한 편"이라며 "다만 규제 위반 및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정 이사장은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상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부실기업 상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감사의견 비적정 기업에 대해 퇴출을 엄정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외부감사법 개정 등으로 감사의견 비적정 기업이 증가했다"며 "감사보고서가 적정하지 않은 기업의 상장폐지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11개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상장폐지 결정과 관련해서는 "높은 재감사 비용이나 가처분 결정 전 정리매매처럼 이번에 지적된 문제들은 금융당국과 합리적인 제도 개선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앞으로 각종 상품용 지수 라인업 확충과 통계 정보 관리·판매를 위한 종합 플랫폼 구축, 블록체인 기술 접목 분야 발굴, 북한 자본시장 지원 방안 마련 등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자본시장 개방에 대비해 현재 내부적으로 실무 연구반을 구성한 상태"라며 "북한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고 남북 협력이 더 진전되면 그동안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거래소를 설립한 경험이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