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한 손님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지만 CCTV가 없어 참아야 했는데 이를 제보해 준 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날 매장에서 주문받은 대로 제품을 챙겨 보내는 포지션에 있었다는 아르바이트생 A씨는 14일 해당 블랙박스 영상이 첫 공개된 보배드림 커뮤니티에 "맥도날드 직원 본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영상에는 담기지 않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손님이 주문한 대로 봉투를 전달했는데 '세트가 아니었냐'고 물었고 '단품으로 주문하셨다' 했더니 '안 먹어 씨X'이라 욕하고 가버렸다"면서 "봉투에 맞자마자 고개가 획 돌아갔고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나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억누르며 점장님을 불렀으나 울면서 아무 말도 못 하자 뒤차 주분자(블랙박스 영상 올린 제보자)가 '앞차가 얼굴에 던지고 갔다'고 말씀해 주셨다"면서 "점장님은 상황을 나중에 들을 테니 일단 매니저 룸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있으라고 했다. 그날 경찰서에 바로 갈 생각으로 CCTV를 모두 돌려봤지만 찍히는 각도가 아니었고 차량번호를 찍을 수 있는 CCTV도 화질이 안 좋아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목격한 뒤 차량 운전자는 자신이 목격한 영상을 커뮤니티에 공유했고 "신고하고 싶다"며 함께 분통을 터트렸다.

이 사건에 대한 논란이 확산됐고 "맥도날드 본사에서 '혼자서는 부담스러우니 고소를 같이 진행해도 되겠냐'고 했고 현재는 이 일을 법무팀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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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본사 측은 14일 "직원의 주문 실수는 없었다. 해당 매장 직원은 정상적으로 주문을 접수한 것인데 고객에게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면서 "직원 보호 및 피해 구제를 위해 경찰에 고발 조치를 완료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맥도날드 측은 "해당 직원이 고객으로부터 사과를 받기를 원하고 있다"며 "당사도 직원의 안정 및 피해 구제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제가 겪은 일은 주위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런 일이 줄어들 수 있도록 주위에 저와 같은 친구들을 배려해줬으면 좋겠다. 저도 더 열심히 저의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 이 일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생각은 없다. 또 이런 일이 생길까 두려움이 있지만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운전자 신분을 확인했으며 조만간 소환해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