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경제대국 가운데 1위인 미국을 제외한 중국과 일본, 독일에서 경기둔화가 나타났다.

또 홀로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도 글로벌 경기둔화에 감세 종료와 금리 인상 등의 효과로 내년에는 성장세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명목 기준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3, 4위인 일본과 독일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고, 중국은 10월 소비지표가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지표 악화에는 일본의 태풍과 지진, 독일의 신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적용에 따른 병목현상 등 일시적 요인도 상당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의 무역전쟁이란 공통분모에 따라 성장추세가 훼손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4대 경제대국 중 3개국 경기둔화…"내년엔 미국도"
WSJ은 독일의 기계제조업체인 하이델베르거 드루크마쉬넨을 무역분쟁의 여파가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친 사례로 들었다.

이 회사가 중국에 있는 공장에서 제조한 대형 정밀기계 2대를 싣고 미국으로 가려던 화물선은 현재 캐나다의 한 항구에서 꼼짝하지 못했다.

이는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구매업체와 어떻게 분담할지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이델베르거 홍보팀은 "결국 우리는 기계를 다른 구매자에게 팔았다"고 말했다.

독일 기계산업협회의 랄프 비셰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성장세가 한 달 보이지 않았다고 패닉에 빠져서는 안 되겠지만, 성장률이 악화하고 있는 데다 불확실성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WSJ은 또 일본의 사례로는 무역업체인 마루베니를 들었다.

이 회사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관세 25%를 부과한 여파로 중국 수출에 타격을 받아 식품부문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46% 급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도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는다는 조짐이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메리프라이즈파이낸셜의 데이비드 조이 투자전략팀장은 WSJ에 세계 경제의 둔화가 지난달 미국 증시 하락과 유가 급락의 원인이었으며 미국 기업의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미국 경제 역시 내년에 감세 효과가 사라지면 둔화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케닝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N에 "미국 역시 상당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정적 경기부양은 일시적이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글로벌 경제가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것은 아니겠지만 상당한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은 너무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IMF는 지난달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3.7%로 전망해 7월의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췄다.

IMF는 또 미국의 내년 성장률도 2.5%로 전망해 종전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