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배 전 이사, 이사회 문제제기 후 호응 없자 이튿날 사퇴
교통공사 사외이사 '채용비리 특별점검' 거부에 반발해 사퇴
서울교통공사 사외이사가 최근 논란이 된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자체 특별점검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에 반발해 사퇴했다.

박윤배 전 서울교통공사 사외이사는 16일 "지난달 24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특별소위를 만들어 점검하자고 제안했으나 김태호 사장을 비롯해 이사 누구도 호응하지 않았다"며 "문제 개선을 못 할지언정 가담은 하지 말자는 생각에 다음날 바로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교통공사가 채용비리 의혹을 이사회에 설명하는 자리였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이 중점 제기되자 서울시는 같은 달 23일 감사원에 교통공사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고, 교통공사는 이튿날인 24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했다.

교통공사 이사회는 5명의 상임이사와 10명의 비상임이사로 구성된다.

박 전 이사는 "친인척 고용세습, 채용비리, 민노총 결탁 등 3대 의혹이 제기됐으니 사실로 확인된 것이 없더라도 이사회에서 점검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며 "그러나 감사원 감사를 끝낸 후에 하자는 답변만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열 가지 정도 문제를 제기했지만 김태호 사장은 모두 별문제 아니라고 했다"며 "다른 이사가 자회사 쪽은 문제가 많을 수 있다고 지적하자 김 사장은 '우리도 걱정이 많다'면서도 넘어가자는 식으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태호 사장은 "감사원 감사가 있으니 특별점검이 필요하면 그 뒤에 하자는 것이었다"며 "(박 전 이사의 주장은) 견강부회 같다"고 반박했다.

김 사장은 "서울시도 교통공사에 대해 조사를 한들 외부에서 안 믿어줄 것 같아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했는데 공사가 자체 조사를 하면 누가 믿어주겠냐"면서 "필요하면 감사원 감사 이후 추가 조사를 하면 된다는 말이었다.

우리가 별도로 조사를 했다가 감사원 감사를 희석하거나 훼손할 수도 있으니 감사원에 충실히 협조하자는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자회사에 대해 걱정이 많다'는 말에 대해선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니 사장으로서 걱정이 많다는 말이었다.

문제가 많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