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美 제재 강조에 '맞불시위'…북미 기싸움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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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회담 연기후 美 제재 강조하자 北 '무기시험'으로 대응
북미정상회담 논의속 이견 여전…고위급회담 조기개최가 관건 대화 재개를 약속한 북한과 미국의 기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내년 초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그걸 위한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상황에서 양측은 자국이 원하는 틀로 비핵화-상응조치 협상을 할 목적으로 서로 세게 압박하는 형국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시험장에서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6일 보도한 것은 최근 미국의 대북 압박 흐름에 대응할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기를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으면서, 미국 본토 공격 용도가 아닌 '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고 발표한 점에 비춰볼 때 세심하게 조절한 저강도 시위라는 얘기도 있다.
다시말해 내년 1월 초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하면서도 대북 강경파라고 할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근래 아시아 순방 과정에서 대북제재망을 유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걸 겨냥한 '침놓기'라는 것이다.
실제 펜스 부통령은 15일 싱가포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들과의 접촉때 "우리는 과거 정부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솔직히 우리는 지난 수십년간 (핵을 포기한다는) 북한의 약속만 믿고 제재를 풀거나 경제적 지원을 해줬지만 이후 그 약속은 다시 깨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순방 기간에 여러차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함으로써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한편, 풍계리 등에 대한 사찰단 수용과 '상응조치 제공시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을 공언한 상황에서 미국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넘어선 추가적인 상응조치(종전선언, 제재 완화 등)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서두르지 않겠다',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등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런 시점에 김 위원장의 신형 첨단전술무기 시험 지도 언론 보도가 나온 점에 외교가는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8일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 회담을 미룬 북한으로선 미국의 페이스에 끌려가는 형세로 북미대화를 재개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이번 김 위원장 일정을 통해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북한이 미국의 호응이 여의치 않으면 핵개발과 경제건설을 병행하는 '병진노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흘린 것과 같은 맥락의 행보라는 것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수석 연구위원은 16일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에 제재 완화 요구를 했는데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미 협상 대상(중·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등)은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행동한 것"이라며 "협상이 결렬되면 핵·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능력을 갖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찰한 무기체계가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메시지가 중요하다"며 "병진노선의 부활을 언급한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연구소장의 지난 2일 논평이 허언이 아니라는 점을 몸소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 상황에 대해 외교 소식통은 "큰 틀에서 양측이 좀 심각한 샅바싸움을 하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내년초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약속하되, 정상회담에서 북미협상 비판론자들을 잠재울 수 있는 수준의 비핵화 관련 합의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결국 미국이 최근 펜스 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강경파들의 입을 통해 '내년초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은 그때까지 북한도 비핵화 결단을 입증할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으라는 요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전선언,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에 대해 미국이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의 '단계적·동시적' 이행 차원에서 미국이 상응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전문가들은 북미가 소모적 기싸움을 계속하기보다는 한차례 미룬 고위급 회담을 조기에 재개함으로써 상대의 속내를 직접 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사이의 고위급 회담 일정이 조기에 잡히느냐가 한반도 정세에 관건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북 강경론을 선도해온 펜스 부통령이 15일 미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북한에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완전한 목록을 제공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타격 지점을 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현 단계에서는 할 수 없다고 버티는 핵신고 문제에서 미국이 다소 유연해진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다.
그럼에도 양측의 기싸움이 거칠어지면서 상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여론이 악화할 경우 자칫 북미관계의 교착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신범철 센터장은 "북한은 한미가 상응조치를 해주지 않으면 다시 병진노선으로 돌아갈 수 있고, 그럴 경우 한미 양국 정부 모두 정치적 부담이 클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내는 형국"이라며 "우리 정부는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주변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대북 설득에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 논의속 이견 여전…고위급회담 조기개최가 관건 대화 재개를 약속한 북한과 미국의 기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내년 초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그걸 위한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상황에서 양측은 자국이 원하는 틀로 비핵화-상응조치 협상을 할 목적으로 서로 세게 압박하는 형국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시험장에서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6일 보도한 것은 최근 미국의 대북 압박 흐름에 대응할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기를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으면서, 미국 본토 공격 용도가 아닌 '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고 발표한 점에 비춰볼 때 세심하게 조절한 저강도 시위라는 얘기도 있다.
다시말해 내년 1월 초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하면서도 대북 강경파라고 할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근래 아시아 순방 과정에서 대북제재망을 유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걸 겨냥한 '침놓기'라는 것이다.
실제 펜스 부통령은 15일 싱가포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들과의 접촉때 "우리는 과거 정부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솔직히 우리는 지난 수십년간 (핵을 포기한다는) 북한의 약속만 믿고 제재를 풀거나 경제적 지원을 해줬지만 이후 그 약속은 다시 깨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순방 기간에 여러차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함으로써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한편, 풍계리 등에 대한 사찰단 수용과 '상응조치 제공시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을 공언한 상황에서 미국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넘어선 추가적인 상응조치(종전선언, 제재 완화 등)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서두르지 않겠다',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등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런 시점에 김 위원장의 신형 첨단전술무기 시험 지도 언론 보도가 나온 점에 외교가는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8일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 회담을 미룬 북한으로선 미국의 페이스에 끌려가는 형세로 북미대화를 재개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이번 김 위원장 일정을 통해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북한이 미국의 호응이 여의치 않으면 핵개발과 경제건설을 병행하는 '병진노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흘린 것과 같은 맥락의 행보라는 것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수석 연구위원은 16일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에 제재 완화 요구를 했는데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미 협상 대상(중·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등)은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행동한 것"이라며 "협상이 결렬되면 핵·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능력을 갖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찰한 무기체계가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메시지가 중요하다"며 "병진노선의 부활을 언급한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연구소장의 지난 2일 논평이 허언이 아니라는 점을 몸소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 상황에 대해 외교 소식통은 "큰 틀에서 양측이 좀 심각한 샅바싸움을 하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내년초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약속하되, 정상회담에서 북미협상 비판론자들을 잠재울 수 있는 수준의 비핵화 관련 합의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결국 미국이 최근 펜스 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강경파들의 입을 통해 '내년초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은 그때까지 북한도 비핵화 결단을 입증할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으라는 요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전선언,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에 대해 미국이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의 '단계적·동시적' 이행 차원에서 미국이 상응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전문가들은 북미가 소모적 기싸움을 계속하기보다는 한차례 미룬 고위급 회담을 조기에 재개함으로써 상대의 속내를 직접 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사이의 고위급 회담 일정이 조기에 잡히느냐가 한반도 정세에 관건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북 강경론을 선도해온 펜스 부통령이 15일 미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북한에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완전한 목록을 제공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타격 지점을 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현 단계에서는 할 수 없다고 버티는 핵신고 문제에서 미국이 다소 유연해진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다.
그럼에도 양측의 기싸움이 거칠어지면서 상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여론이 악화할 경우 자칫 북미관계의 교착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신범철 센터장은 "북한은 한미가 상응조치를 해주지 않으면 다시 병진노선으로 돌아갈 수 있고, 그럴 경우 한미 양국 정부 모두 정치적 부담이 클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내는 형국"이라며 "우리 정부는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주변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대북 설득에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