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16일 오후3시59분

토종 행동주의펀드의 '공습'…한진칼 겨눈 KCGI '경영 개입' 신호탄 쏴
국내 행동주의펀드의 기업 공습이 본격화됐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지난 15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9%를 전격 매입하고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다. 토종 펀드가 재계 10위권 대기업을 공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들은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해외 헤지펀드에 이어 토종 펀드의 ‘경영 개입’ 위협에 긴장하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GI에 이어 라임자산운용과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등도 행동주의 사모펀드를 조성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조만간 대상 기업을 정해 지분 매입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내세우는 공모펀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3월 ‘KB 주주가치포커스’ 펀드를 선보였다. ‘장하성 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가 2012년 청산한 뒤 6년 만에 결성한 행동주의 공모펀드다.

행동주의를 내세우는 토종 펀드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국내 기업들은 전례 없는 공세에 시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PEF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경영권 분쟁이 주로 기업과 해외 자본의 대결 구도였다면 앞으로는 국내 펀드가 ‘제3 세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나수지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