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개월 계속된 '혜경궁 김씨' 논란은 그 생성과 진행, 경찰의 1차 결론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고 앞으로 검찰의 기소판단과 기소시 재판 등의 절차까지 더 많은 정치적 공방,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혜경궁 김씨' 사건이 파급력을 얻는 이유는 그동안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 이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계정은 지난 2013년께 '정의를 위하여'라는 문패를 달고 처음 시작했다. 이 계정이 첫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 지사의 친형인 재선 씨(작고)였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재선 씨와 사이가 틀어지자 이 계정은 재선 씨를 겨냥한 각종 비난 글을 올리며 SNS상에서 활동했다.
"왜 자꾸만 새누리당 국회의원 선거운동 문자 보내고 난리야? 정신병자가 운동해주면 잘도 되겠네", "이재선? 제정신 아니죠?",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킨 건 이재선의 처와 딸인데 이 시장에게 덮어씌우는 이유는?", "이재선은 왜 이 시장의 공무원 인사에 개입하려 했는지 밝혀라" 등의 글을 2014년에서 2016년 사이 집중적으로 올렸다.
또한 이 계정은 당시 재선 씨는 물론 이 시장을 비판하는 다른 네티즌들에게도 가차 없이 말 폭탄을 날리고 이 시장에게는 꾸준히 지지의 글을 보내며 온라인 '호위무사'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이 시장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설 정도로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선거판이 벌어지면서 이 계정의 활동은 더욱 활발했졌다. 특히 "문재인이나 와이프나…생각이 없어요. 생각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소원이냐? 미친 달레반들", "걱정 마 이재명 지지율이 절대 문어벙이한테는 안 갈 테니", "문재인이 아들도 특혜준 건? 정유라네" 등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집중 공격하면서 진보 측 지지자로부터 집중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또 과거 "노무현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가상합니다", "문 후보 대통령 되면 꼬옥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 보자구요"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글마저 서슴지 않았다.
올해 경기지사 선거를 앞두고는 당내 경쟁자이던 최성 전 고양시장을 향해 "문돗개", "문따까리"라고 조롱하고 전해철 의원을 겨냥해서는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떻고요?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됐는데. 이래놓고 경선 떨어지면 태연하게 여의도 갈 거면서"라고 비난하는 등 이 지사와 상대하는 인물이라면 진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이때 네티즌들이 댓글로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와 연결지으면서 문제의 계정 '정의를 위하여'는 속칭 '혜경궁 김씨'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아울러 계정주 논란을 떠나 이 계정이 생산한 글 중 세월호와 관련된 부분은 해도 너무 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세월호를 공격의 도구로 삼은 막말은 이 지사 지지자들을 제외한 사실상 진보진영 전체와 등을 돌린 격이 된 것이다.
이 계정은 이 지사를 비판한 네티즌들에게 "당신 딸이 꼭 세월호에 탑승해서 똑같이 당하세요~ 웬만하면 딸 좀 씻기세요. 냄새나요~", "니 가족이 꼭 제2의 세월호 타서 유족 되길 학수고대할게~"라고 말하며 막말을 퍼부었다.
이처럼 막말을 쏟아냈던 이 계정의 소유주가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경찰의 결론이 나오면서 이 지사의 정치적 생명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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