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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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주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셀트리온 실적 악화 등에 발목 잡히며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바이오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증권가는 시장이 ‘삼바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면 구체적인 호재가 있는 종목 중심으로 바이오 투자 분위기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회계 기준을 위반해 분식회계를 했다고 결론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거래는 정지됐고, 한국거래소는 이 종목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거래소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하면 최종 결론은 12월 중순께나 나올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은 커졌다. 투자금이 묶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액주주들은 “집단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국내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최근 3분기 ‘어닝쇼크’를 내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셀트리온의 올 3분기 영업이익(736억원)은 작년 동기 대비 44.2% 줄었다. 지난 13일 장중 19만7000원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대형 바이오주의 위기가 가뜩이나 불안했던 바이오주의 투자심리를 더 가라앉게 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체 제약·바이오 업종으로 개별 사건을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증선위 결정은 바이오 섹터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종목별 차별화가 커지고 있어 제약·바이오주의 ‘옥석 가리기’는 중요한 과제가 됐다는 평가다. 최근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대박’을 터뜨리는 종목도 나오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얀센과 폐암 치료제(레이저티닙)에 대한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유한양행이 대표적이다. 계약 규모는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안인기 한국경제TV 파트너는 “대형 제약사의 R&D 투자가 기술수출로 이어져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기술수출이 늘고 임상이 진전되는 신약개발 종목을 중심으로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