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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어닝쇼크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까지 겹치며 최악으로 치달았던 제약·바이오주가 다시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연구개발(R&D)에 매진한 결과 내년께부터 임상 결과를 발표하거나 신약을 출시하는 회사가 하나둘 늘고 있어서다. 다양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갖고 있으면서 임상 과정이 마무리돼 가는 종목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3상 진행·내년 발표 예상 종목 주목”

최근 제약·바이오주의 실적 발표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대형 제약사인 녹십자와 유한양행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80억원, 44억원에 그쳤다.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33.3%, 77.3% 급감했다. 셀트리온의 부진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위기 논란에 불을 붙였다. 3분기 셀트리온 영업이익은 작년에 비해 44.2% 줄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셀트리온의 트룩시마(혈액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공급 단가가 15∼20% 정도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 고발,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해 투자자들의 불안은 정점을 찍었다.

반등 준비하는 제약·바이오주는?…바이로메드·신라젠, 내년 임상발표 '주목'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오히려 어느 때보다 제약·바이오주 발굴에 적극적이다. 다수 업체가 파이프라인을 늘리며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어 머지않아 ‘잭팟’을 터뜨릴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사 국산 신약개발 허가 승인 건수는 2000년대까지 한 해 1.0~1.5건이었는데 2015년부터 2.0건으로 급증 추세”라고 말했다.

최선호주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어서 연말~내년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다. 바이로메드는 유전자치료제(VM-202)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 관련 미국 임상 3상 결과가 내년 6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도 내년 완료를 목표로 펙사벡(항암 바이러스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명성욱 파트너는 신라젠을 추천주로 꼽았다. 명 파트너는 “내년까지 3상을 위한 환자 모집을 끝내고 데이터 분석을 거쳐 2020년 품목허가신청(BLA) 제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공개한 셀트리온도 여전히 기대주로 꼽힌다. 안인기 파트너는 “트룩시마와 허쥬마(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가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돼 모멘텀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임상 2상

오랜 기간 코스닥 대형 바이오주에 가려 빛을 못 보던 전통 제약주도 재기를 노리고 있다. 올해 제약주의 실적 부진은 임상에 필요한 R&D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갔던 탓이 크다. 최근 얀센에 대규모 기술 수출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등한 유한양행처럼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 많다. 대표적인 기대 종목은 한미약품이다. 이 회사는 국내 업체 중 가장 탄탄한 신약후보물질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사노피에 기술 수출한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4분기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판매허가 신청과 포지오티닙(항암제)의 추가 임상시험 결과 발표도 예상되고 있다. 구 연구원은 “내년 여름께 비만 치료제(HM12525A) 미국 2상 결과 발표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종근당도 내년 제품 출시가 기대되는 종목이다.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CKD-506)의 임상 2상이 유럽 5개국에서 시작됐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CKD-11101(빈혈치료 바이오시밀러)은 연내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아 내년 1분기 출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나보타)에 대해 내년 봄 미국 FDA 허가 여부가 판가름 난다. 녹십자는 최근 미국 자회사 큐레보(CUREVO)가 차세대 대상포진백신(CRV-101)에 대한 임상 1상 계획을 FDA에서 승인받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9월 FDA에서 승인 거절된 혈액제제 면역결핍증 치료제(IVIG-SN)도 내년에 재신청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