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中증시 큰 폭 상승 어려워…명목 GDP로 경기 반등 확인을"
빈센트 찬 크레디트스위스 중국·홍콩 리서치 헤드(사진)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중국 시장이 과거와 같은 상승장으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한 찬 헤드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역분쟁 외에 기업 이익 증가폭이 축소되고 정부의 긴축정책도 여전해 중국 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찬 헤드는 미·중 간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고 중국 경제에 장기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은 신뢰 문제”라고 했다. 이어 “정부 보조금 지급 중단이나 지식재산권 보호 등 미국이 요구하는 것들은 모호하고 수치화할 수 없는 것이 많다”며 “중국이 지키겠다고 해도 미국이 믿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달 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 임시 합의는 할 수 있겠지만 갈등이 완전히 사그라들진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디레버리징(부채감축)과 금융 리스크 방지 대책을 추진해 투자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홍콩 항셍지수 목표치는 28,000으로 제시했다. 찬 헤드는 “과거 10년간 평균치와 비교해 밸류에이션이 낮긴 하지만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분기 중국 기업 실적이 전망치를 밑돈 데 이어 내년에도 영업이익 증가폭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찬 헤드는 “올해 MSCI차이나지수에 포함된 중국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4%를 기록하겠지만 내년에는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 투자하기에 앞서 경기 반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정부 입김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은 명목 GDP 증가율을 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