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정치권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유류세가 경유의 40% 수준인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정유업계와 LPG업계의 해묵은 갈등에 다시 불이 붙었다. 경유와 LPG의 환경성 문제로 갈등 관계에 있는 두 업계가 LPG 차량 증가 때 발생하는 세수 감소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수송용 LPG 연료 사용 제한 완화에 따른 영향 분석 결과’ 용역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등만 이용할 수 있는 LPG 차량 사용 제한을 풀면 경유차 운행 감소에 따른 환경피해 비용이 3327억~3633억원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휘발유·경유 소비 감소로 줄어드는 세수는 3162억~3334억원으로 예상했다. 환경피해 비용 감소액이 세수 감소액보다 195억~299억원 더 많아 LPG 차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LPG車 늘면 세수 부족" vs "환경피해 비용 줄어 이득"…정유-LPG업계 '稅收논쟁'
정유업계는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세수 감소는 명확한데, 피해감소 효과는 근거가 희박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같은 화석 연료인 휘발유·경유와 LPG는 배출량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미세먼지 원인 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며 “경유차에 비해 연비가 낮기 때문에 더 많은 연료를 쓰는 LPG 차의 특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PG 차량 운전자 사이에서는 관련 규제가 사라지면 그동안 ‘서민 연료’로 불린 LPG 가격이 오를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LPG 사용량이 늘면 정부가 세수 부족을 감당하기 위해 LPG에 부과하는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대한LPG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들의 LPG 평균 세율은 32%로 한국의 35.8%보다 낮은 편”이라며 “경유와 LPG의 연비 특성을 따져보면 같은 거리를 달리는 데 사용한 연료량에 부과되는 세금의 차이는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