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의원은 19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이해찬 대표가 이재명 지사한테 아주 큰 신세를 졌거나, 아니면 약점을 잡혔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 이유가 아니면 설명이 안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 지사는 실제로 '고소왕'이다. 자신과 뭔가 좀 틀린 게 있으면, 자기를 공격하는 게 있으면 무조건 고소부터 하고 보는 분인데. 그것만 봐도 이번(혜경궁 김씨 사건)에는 이 지시가 상당히 당황하고 있는게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주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배우자 김혜경 씨라고 결론짓고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앞서 올 6.13지방선거 당시 이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맞붙었던 전해철 의원은 지난 4월 트위터 계정인 '@08__hkkim'이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혜경궁 김씨 사건이 시작됐다.
비슷한 시기 이정렬 변호사 역시 "해당 트위터 계정은 김혜경씨 것"이라며 "의견에 동의한 네티즌 1432명을 대신해 고발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 4월 고발장 접수 후 약 30여회에 걸쳐 법원으로부터 압수영장, 통신허가서를 발부 받아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 결과 김씨의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지사는 논란 이후 첫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트위터 계정의 주인은 제 아내가 아니다"며 "경찰은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비슷한 것들을 몇 가지 끌어모아서 제 아내로 단정했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 지사의 대응에 대해 "'휴대전화는 버렸다'라고 했다. 보통 번호만 바꾸는데 (이상하다)"면서 "경기남부 경찰청에 대해서도 고발계획이 없다고 하고 의문점이 해명된 것이 없다. (이 지사가) 촛불시위에서 가장 먼저, 가장 강력하게 주도한 사람이라 민주당도 대응이 소극적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임윤선 변호사 또한 "혜경궁 김씨는 그토록 이 지사의 열성지지자였다는데 왜 이런 이 지사가 위기를 겪는 순간에 숨어 있나"라며 "이 지사는 왜 그 분을 찾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같은 어조로 의혹을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대변인은 "경찰조사가 맞다면 민주당은 부도덕한 인물을 공천한 것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고, 출당 논란을 잠재운 이해찬 당대표에게도 명백히 책임이 있다"면서 "욕설에 가까운 글을 SNS에 대량 살포한 이 지사 부부는 더 이상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이재명 사건은 갈수록 태산이고, 국민이 느끼는 실망감은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커져만 가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대응 없이 계속 지켜보고만 있다"면서 "정치인의 제 1 덕목은 ‘도덕성’이다. 도덕성이 없는 사람은 정치에 발을 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혜경궁 김씨 논란과 관련해 "당에서 판단하고 논의할 문제지 청와대가 관여할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사에 대한 언급은 일체 나오지 않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