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시밀러 '유럽 평정'…"이젠 세계 최대 시장 미국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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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격전지 유럽을 가다
(3·끝) 의약품 시장 판도 흔드는 K바이오시밀러
K바이오, 유럽서 승승장구
셀트리온 '허쥬마' 3개월 만에 까다로운 佛시장 40% 장악
삼성바이오에피스 '임랄디'도 호조
견제 수위 높이는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시밀러 파급력 커지자
비방·특허소송·가격인하 맞대응
'퍼스트무버' 전략 더는 안통해
셀트리온, 유럽 직판체제 구축 중
"신약 자체 개발, 유통까지 할 것"
(3·끝) 의약품 시장 판도 흔드는 K바이오시밀러
K바이오, 유럽서 승승장구
셀트리온 '허쥬마' 3개월 만에 까다로운 佛시장 40% 장악
삼성바이오에피스 '임랄디'도 호조
견제 수위 높이는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시밀러 파급력 커지자
비방·특허소송·가격인하 맞대응
'퍼스트무버' 전략 더는 안통해
셀트리온, 유럽 직판체제 구축 중
"신약 자체 개발, 유통까지 할 것"
지난 1일 셀트리온헬스케어 유럽법인 직원들은 프랑스에서 날아온 전보를 받고 환호성을 질렀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허쥬마’가 프랑스 병원 두 곳에서 입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유럽 국가 중 바이오시밀러 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프랑스에서 출시 3개월 만에 시장의 40%에 달하는 물량을 수주한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달 유럽시장에 출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도 수주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에 임랄디를 동시에 발매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자가면역질환뿐만 아니라 항암 분야에서도 한국산 바이오시밀러가 유럽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방, 소송, 가격 경쟁으로 격화
유럽에서 한국 바이오시밀러의 공세가 본격화하자 글로벌 제약사들의 견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오리지널 개발사는 의사들을 상대로 바이오시밀러를 비방하거나 임상시험에서 확인되지 않은 부작용을 거론하는 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허 소송도 비일비재하다. 로슈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화이자, 암젠, 셀트리온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소송 대상에 포함했다. 작년에만 허셉틴 특허와 관련해 40건이 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애초부터 바이오시밀러 회사와 합의해 로열티를 받고 판매를 허가해주는 사례도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치료제인 휴미라 개발사 애브비는 암젠, 산도즈,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합의하고 지난달 유럽 시장에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허가해줬다. 그러나 자유로운 영업 마케팅 활동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다. 애브비는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이 제품 출시 전 마케팅 활동을 금지하고 일부 회사에 경고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에는 휴미라 가격을 최대 80%까지 인하하겠다고 선언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수익과 직결되는 가격으로 시장 방어에 나선 것은 바이오시밀러의 파급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라며 “자금력을 갖춘 대형 제약사들이 바이오의약품 가격을 낮춘다면 바이오시밀러 회사들도 경쟁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살길 찾는 한국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시밀러 전쟁이 격화하면서 시장 진출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MSD는 지난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공동 투자해 개발한 당뇨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의 상업화를 중단했다. 미국 잠정 허가까지 받았지만 후발 주자로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노바티스의 자회사 산도즈도 최근 혈액암 치료제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인 ‘릭사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늦어지자 승인을 포기했다. 세포주 개발 문제, 대량 생산 설비 부족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경쟁 제품인 셀트리온의 ‘트룩시마’ 허가가 임박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은 속도전과 저가 전략을 넘어 제품 신뢰도와 브랜드 이미지, 현지 마케팅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는 ‘퍼스트무버(시장 개척자)’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휴미라를 시작으로 아바스틴, 아일리아, 루센티스 등은 이미 바이오시밀러가 개발돼 있어 특허 만료 시기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2022년부터 특허가 풀리자마자 바이오시밀러가 한꺼번에 출시되면 마케팅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 신약 개발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일본 다케다제약과 급성췌장염 치료제 ‘SB26’을 공동 개발하고 최근 미국에서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설비를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을 생산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럽시장에서 직접판매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해외 3공장을 건설하고 연구개발(R&D)센터와 임상센터도 구축해 글로벌 전초기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기현 셀트리온헬스케어 유럽 법인장은 “바이오시밀러로 시작해 신약 개발부터 제약 마케팅, 유통까지 바이오사업의 역량을 모두 갖추게 됐다”며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개발한 신약을 직접 판매하고 유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드리드=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비방, 소송, 가격 경쟁으로 격화
유럽에서 한국 바이오시밀러의 공세가 본격화하자 글로벌 제약사들의 견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오리지널 개발사는 의사들을 상대로 바이오시밀러를 비방하거나 임상시험에서 확인되지 않은 부작용을 거론하는 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허 소송도 비일비재하다. 로슈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화이자, 암젠, 셀트리온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소송 대상에 포함했다. 작년에만 허셉틴 특허와 관련해 40건이 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애초부터 바이오시밀러 회사와 합의해 로열티를 받고 판매를 허가해주는 사례도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치료제인 휴미라 개발사 애브비는 암젠, 산도즈,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합의하고 지난달 유럽 시장에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허가해줬다. 그러나 자유로운 영업 마케팅 활동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다. 애브비는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이 제품 출시 전 마케팅 활동을 금지하고 일부 회사에 경고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에는 휴미라 가격을 최대 80%까지 인하하겠다고 선언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수익과 직결되는 가격으로 시장 방어에 나선 것은 바이오시밀러의 파급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라며 “자금력을 갖춘 대형 제약사들이 바이오의약품 가격을 낮춘다면 바이오시밀러 회사들도 경쟁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살길 찾는 한국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시밀러 전쟁이 격화하면서 시장 진출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MSD는 지난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공동 투자해 개발한 당뇨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의 상업화를 중단했다. 미국 잠정 허가까지 받았지만 후발 주자로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노바티스의 자회사 산도즈도 최근 혈액암 치료제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인 ‘릭사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늦어지자 승인을 포기했다. 세포주 개발 문제, 대량 생산 설비 부족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경쟁 제품인 셀트리온의 ‘트룩시마’ 허가가 임박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은 속도전과 저가 전략을 넘어 제품 신뢰도와 브랜드 이미지, 현지 마케팅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는 ‘퍼스트무버(시장 개척자)’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휴미라를 시작으로 아바스틴, 아일리아, 루센티스 등은 이미 바이오시밀러가 개발돼 있어 특허 만료 시기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2022년부터 특허가 풀리자마자 바이오시밀러가 한꺼번에 출시되면 마케팅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 신약 개발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일본 다케다제약과 급성췌장염 치료제 ‘SB26’을 공동 개발하고 최근 미국에서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설비를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을 생산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럽시장에서 직접판매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해외 3공장을 건설하고 연구개발(R&D)센터와 임상센터도 구축해 글로벌 전초기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기현 셀트리온헬스케어 유럽 법인장은 “바이오시밀러로 시작해 신약 개발부터 제약 마케팅, 유통까지 바이오사업의 역량을 모두 갖추게 됐다”며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개발한 신약을 직접 판매하고 유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드리드=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