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美·中·日·동남아 등 8개 해외법인 운영…2020년 '세계 50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
대웅제약(대표 전승호·사진)의 최대 화두는 ‘글로벌화’다. “2020년까지 세계 50위권 글로벌 제약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글로벌 2020 비전’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지화 전략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로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과 직원 중심 운영 등 글로벌 시대에 맞는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美·中·日·동남아 등 8개 해외법인 운영…2020년 '세계 50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
대웅제약의 현지화 전략은 해외 법인 설립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8개 해외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미국, 인도, 필리핀, 일본 등이다. 현지 법인에 더해 추가로 인도에서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도 의약품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베트남 최대 제약사 가운데 하나인 트라파코의 지분을 인수, 이 회사의 공장에서도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툴리눔 톡신 제재 ‘나보타’ 수출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로 미국에서 2020년까지 100개국 이상의 수출 라인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보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승인을 이미 획득했다. 캐나다에서는 판매 허가를 받았고 유럽에서도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규칙(GMP) 시설 인정을 받았다. 중국에서는 올해 내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R&D도 개을리하지 않고 있다. 대웅제약은 글로벌 연구조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용인에 있는 대웅제약 생명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중국,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등 5개국 연구진이 참여하는 R&D위원회를 격주로 열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R&D 진행 과정을 공유하고 발전 방안을 논의하며 대웅제약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글로벌 학술교류 행사도 자주 주최하며 의료인, 파트너사 등과 교류한다. 고령화 시대를 겨냥한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 줄기세포치료제, 성장인자단백질, 서방형주사제 등의 첨단의약품 연구도 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굵직한 기술수출 성과도 냈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 연구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지난해 9월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와 45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 치료제는 임상 2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진출 국가에서 현지 제약사와 외국계 제약사를 포함해 시장점유율 10위권 내에 들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꾸준히 진행해온 해외 인프라 구축과 치밀한 현지화 마케팅이 차츰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승호 대표는 “지난 10여 년간 추진해왔던 글로벌 사업의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해외법인별 손익도 매년 개선되는 등 해외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해외 법인의 성장과 자생적 운영을 위해 현지의 우수한 인재를 선발, 육성하고 현지 제약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