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암 5년 생존율 월등…유전자 381개 한 번에 검사
올해 개원 10주년을 맞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병원장 남석진·사진)이 기공식을 연 2004년 당시에는 국내 민간 의료기관 중 독립적인 암 전문병원이 한 곳도 없었다. 삼성암병원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다른 병원들도 속속 암 전문병원 건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삼성암병원이 국내 암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삼성서울병원, 암 5년 생존율 월등…유전자 381개 한 번에 검사
삼성암병원은 2008년 1월 문을 열었다. 암병원을 찾는 연간 외래 환자는 50만 명이다. 병원을 찾는 신규 암 환자는 약 2만3000명으로 한국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신규 암 환자(21만여 명) 10명 중 1명꼴로 삼성암병원을 방문한다.

삼성암병원은 국내 최고 수준의 암 치료기관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에서 췌장암, 식도암, 위암, 간암 등 모든 암종에서 1등급을 받았다. 암종별 5년 상대 생존율에서도 삼성암병원은 미국보다 뛰어나다. 위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이 86.4%로 미국(30.4%) 평균에 크게 앞선다.

삼성암병원은 2013년 기존 암센터가 암병원으로 격상되면서 대대적으로 다학제 진료 체계와 암종별 센터를 도입했다. 삼성암병원은 전문 센터 17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면다학제 진료는 간암, 유방암, 췌장암 등 12개 암종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 해 평균 400명이 대면다학제 진료를 이용한다.

2016년 개소한 양성자치료센터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양성자치료기는 현존하는 암 치료 장비 중 가장 뛰어난 기기로서 삼성암병원은 기존 1세대 방식보다 한층 진일보한 최첨단 장비를 도입했다. 삼성암병원 양성자치료센터는 최근 1년 동안 환자 500여 명을 치료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간암의 경우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며 치료받은 환자 90%가 호전됐다. 기존 방사선 치료는 70% 정도다. 삼성암병원은 같은 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방사선 수술장비 감마나이프 아이콘을 설치했다. 최신 감마나이프 아이콘은 감마선을 쏴 전이성 뇌종양 같은 뇌 질환을 치료하는 기기다. 이 병원은 감마나이프 두 대를 가동 중이다. 감마나이프를 두 대 이상 운용하는 의료기관은 삼성암병원을 포함해 세계에서 3곳에 불과하다.

삼성암병원은 미래 의학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유전체연구소는 차세대 유전체 분석 시스템 캔서스캔을 활용한 암 치료를 연구하고 있다. 삼성유전체연구소가 병리과, 혈액종양내과와 함께 개발해 2014년 선보인 캔서스캔은 환자에게서 얻은 암 조직으로 암 관련 유전자 381개를 한 번에 검사해 500여 종의 돌연변이를 진단할 수 있다.

난치암사업단에서 개발한 아바타 시스템 역시 삼성암병원의 미래 의학을 이끄는 축이다. 아바타 시스템은 환자로부터 얻은 암세포를 분석해 각 환자에게 맞는 항암제를 검색한 뒤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한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