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기술수출 2조8000억원 성사…"K바이오 저수지가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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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기술수출을 성사시키고 있다. 이달에는 4건, 2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이 이뤄졌다. 10년 이상의 연구개발 및 투자로 'K-바이오'의 저수지가 찼다는 평가다.
20일 인트론바이오는 로이반트사이언스와 슈퍼박테리아(내성균) 항생제 'SAL200'의 세계 권리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 1000만달러을 받고, 단계별 성과 기술료(마일스톤)로 최대 6억5750만달러를 수령하는 등 총 계약금액은 6억6750만달러(약 7500억원)에 달한다.
전날 코오롱생명과학도 낭보를 전했다. 글로벌 제약사인 먼디파마와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의 일본 권리를 5억9160만달러(약 67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계약금은 2665만달러, 마일스톤은 5억6500만달러 등이다. 이는 국산 의약품의 단일 국가 기술수출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5일에는 유한양행이 얀센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세계 권리(한국 제외)를 1조4000억원에 이전했다고 알렸다. 앱클론은 상하이헨리우스를 대상으로 유방암 항체신약 'AC1010'의 세계 권리를 4000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이로써 올 들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체결한 전체 기술수출의 규모는 약 4조3000억원으로 커졌다.
기술수출에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10년 이상의 연구개발과 기존 약물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인트론바이오는 2000년대 초반부터 SAL200의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SAL200은 세균을 잡아먹는 천적인 박테리오파지에서 유래한 단백질 엔도리신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의약품이다. 기존 항생제가 박테리아의 세포벽 합성을 저해하는 방식이라면, SAL200은 세포벽을 분해하는 새로운 기전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기존 화학합성 항생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기술수출로 내년 미국 임상 2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는 19년간의 연구개발 투자 끝에 나온 의약품이다. 한국에서 지난해 7월 허가를 받았고, 미국에서 연골재생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성공하면 퇴행성 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신약이 된다. 폐암의 뇌 전이에도 효과가 기대되는 레이저티닙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도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10년을 훌쩍 넘긴 것이다.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인 바이오니아의 박한오 대표는 "최첨단 기술이 결집된 제약·바이오는 저수지에 물이 차듯이 시간과 자본 등이 일정 규모 이상 투입돼야 성과가 나온다"며 "1980년대 생명공학육성법 제정으로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진 후 인력과 인프라가 갖춰졌기 때문에, 저수지에 찬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임상 1상 단계 의약품 후보물질의 미 식품의약국(FDA) 최종 판매허가 성공률은 9.6%다. 신약 출시까지 평균 26억달러(약 2조8800억원)의 비용과 10~15년의 시간이 걸린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약개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은 초기단계 기술수출로 조기 사업화를 추진하고, 임상이 진행된 후보물질은 글로벌 제약사로 대규모 기술수출이 체결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계약이 나오고 있다"며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성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20일 인트론바이오는 로이반트사이언스와 슈퍼박테리아(내성균) 항생제 'SAL200'의 세계 권리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 1000만달러을 받고, 단계별 성과 기술료(마일스톤)로 최대 6억5750만달러를 수령하는 등 총 계약금액은 6억6750만달러(약 7500억원)에 달한다.
전날 코오롱생명과학도 낭보를 전했다. 글로벌 제약사인 먼디파마와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의 일본 권리를 5억9160만달러(약 67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계약금은 2665만달러, 마일스톤은 5억6500만달러 등이다. 이는 국산 의약품의 단일 국가 기술수출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5일에는 유한양행이 얀센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세계 권리(한국 제외)를 1조4000억원에 이전했다고 알렸다. 앱클론은 상하이헨리우스를 대상으로 유방암 항체신약 'AC1010'의 세계 권리를 4000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이로써 올 들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체결한 전체 기술수출의 규모는 약 4조3000억원으로 커졌다.
기술수출에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10년 이상의 연구개발과 기존 약물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인트론바이오는 2000년대 초반부터 SAL200의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SAL200은 세균을 잡아먹는 천적인 박테리오파지에서 유래한 단백질 엔도리신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의약품이다. 기존 항생제가 박테리아의 세포벽 합성을 저해하는 방식이라면, SAL200은 세포벽을 분해하는 새로운 기전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기존 화학합성 항생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기술수출로 내년 미국 임상 2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는 19년간의 연구개발 투자 끝에 나온 의약품이다. 한국에서 지난해 7월 허가를 받았고, 미국에서 연골재생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성공하면 퇴행성 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신약이 된다. 폐암의 뇌 전이에도 효과가 기대되는 레이저티닙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도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10년을 훌쩍 넘긴 것이다.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인 바이오니아의 박한오 대표는 "최첨단 기술이 결집된 제약·바이오는 저수지에 물이 차듯이 시간과 자본 등이 일정 규모 이상 투입돼야 성과가 나온다"며 "1980년대 생명공학육성법 제정으로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진 후 인력과 인프라가 갖춰졌기 때문에, 저수지에 찬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임상 1상 단계 의약품 후보물질의 미 식품의약국(FDA) 최종 판매허가 성공률은 9.6%다. 신약 출시까지 평균 26억달러(약 2조8800억원)의 비용과 10~15년의 시간이 걸린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약개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은 초기단계 기술수출로 조기 사업화를 추진하고, 임상이 진행된 후보물질은 글로벌 제약사로 대규모 기술수출이 체결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계약이 나오고 있다"며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성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