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발 악재에 반도체 등 휴대폰 부품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대형주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코스피지수도 하루 만에 2100선을 반납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17.98포인트(0.86%) 내린 2082.58에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가 6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외국인은 2528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외국인은 특히 삼성전자(732억원), 삼성전자우(393억원), 삼성SDI(154억원) 등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업종에서만 2363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아이폰 매출목표 3분의 1로 하향…반도체·휴대폰 부품株 우수수
애플이 전날 아이폰ⅩS 매출 목표치를 3분의 1로 낮춰 잡자 기술주 고점론이 다시 한번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애플은 3.96% 급락했고, 이 여파로 미국 나스닥지수는 3.03% 떨어졌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팡(FAANG: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종목 중 가장 낙폭이 작았던 애플이 급락하면서 기술주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1.95% 떨어진 것을 비롯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기업인 삼성전기(-4.80%), 배터리 공급자인 삼성SDI(-6.07%) 등이 외국인 매도세에 크게 떨어졌다. 중소형 IT 기업의 타격은 더 컸다. 비에이치(-8.15%) 인터플렉스(-4.62%) 등 PCB 업체, 원익머트리얼즈(-4.26%) 테스(-6.74%) 에스에프에이(-2.91%) 솔브레인(-2.84%) 등 반도체 소재·장비주 등도 동반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닥지수도 11.32포인트(1.61%) 내린 690.81로 마감했다. 하루 만에 700선을 반납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미국 내 부품 업체들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대부분 하향 조정했다”며 “한국 기업 실적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