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건 설명회에서", "대기번호 다시 뽑아야"…'발품' 강요 여전
사립유치원 60% 참여 '처음학교로' 일반원아모집 시작
사립유치원 10곳 가운데 6곳이 참여하는 2019학년도 온라인 유치원 원아모집 일반접수가 21일 시작된다.

지난해보다 사립유치원 참여가 대폭 늘면서 '공 뽑기'에 온 가족이 동원되는 불편은 줄었지만, 학부모들의 발품을 강요하는 사립유치원의 행태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유치원 온라인 원아모집 시스템 '처음학교로'를 통한 일반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신청·추첨·등록을 모두 온라인에서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현장추첨을 위해 온 가족이 동원되는 불편을 덜고 학부모의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정식 도입 첫해인 지난해에는 사립유치원 참여율이 2.7%(115곳)에 불과해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올해는 전체 국공립유치원 4천782곳 가운데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1곳을 제외한 4천781곳(99.97%), 사립유치원 4천88곳 가운데 2천448곳(59.88%)이 참여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제재와 인센티브를 내세우며 참여를 독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지역 사립유치원은 633곳 가운데 547곳(86.41%)이 참여하기로 했고, 광주·충북·충남·전남지역 사립유치원의 참여율은 90% 안팎을, 세종·제주지역 사립유치원 참여율은 100%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사립유치원들이 여전히 제대로 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만 3세가 된 아이의 유치원 입학을 준비중인 직장인 김 모 씨는 이달 초 집 근처의 한 사립유치원 설명회에 참석해 온라인 모집요강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다양한 정보를 얻었다.

이런 식으로 중요한 정보를 감춰두고 발품을 유도한다는 점이 불쾌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크게 없어 해당 유치원에 지원했다.

김씨는 "한 유치원은 나 같은 맞벌이 부부 자녀가 우선모집 대상이라는 점을 설명회에서만 알려줬다"며 "우선모집 대상은 유치원이 정하기 나름이라 모집요강에 명시하지 않으면 설명회에서 들어야 알 수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유치원은 모집인원조차 확정되지 않았다며 일단 설명회에 와 보라고 했다"며 "이러면 처음학교로를 도입한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둘째 아이의 유치원 입학을 준비중인 직장인 최 모(35) 씨 역시 "추첨에 탈락하면 대기 번호가 나오는데 올해 말이 지나면 대기 번호가 없어지니 내년 초에는 번호를 다시 받아야 한다더라"라며 "결국 '공 뽑기'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웃돈을 얹어주거나 현장접수를 하면 추첨에서 뽑힐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

학부모들은 정부가 눈에 보이는 참여율만 높일 것이 아니라 현장을 제대로 관리·감독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사례는 현장 지도를 통해 시정할 것"이라며 "(내년 초에) 대기 번호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말은 2019학년도 원아모집을 위한 '처음학교로' 시스템이 올해 말에 닫히기 때문에 나온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대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