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사진=UAA, 김재훈 포토그래퍼
유아인/사진=UAA, 김재훈 포토그래퍼
유아인이 '국가부도의 날' 중심 소재인 IMF에 대한 기억을 전했다.

배우 유아인은 21일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국가부도의 날' 인터뷰에서 "IMF 구제금융이 있었던 1997년엔 너무 어렸다"며 "직접적으로 경험한 세대는 아니라 기억나는 부분은 없다"고 털어 놓았다.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IMF 협상 당시 비공개로 운영됐던 대책팀이 있었다는 기사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다. 그 시대를 살았던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너무나 큰 사건인 IMF 구제금융이지만,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협상 과정과 의미를 전하고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전하는 영화다.

국가 부도를 일주일 앞두고 협상에 나선 이들과 위기의 격변기를 살아가는 이들, 운명의 갈림길에 선 다양한 인물들을 IMF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생생하고 현실적인 캐릭터로 그려냈다.

유아인이 연기하는 윤정학은 남들보다 빠르게 국가 부도의 위기를 직감한 금융맨이다. 타인의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삼으며 잘다니던 증권 회사에 과감하게 사표를 던진다.

전작 '버닝'에서 방황하고 불안하던 청춘의 모습을 보여줬던 유아인은 '국가부도의 날'에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기회주의자로 분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국가 위기에 베팅하며 이익을 도모하면서도 자신의 생각대로만 흘러가는 상황에 회의를 느끼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소화했다.

1986년생인 IMF 당시 12살이었다. 유아인은 "제가 기억하는 IMF는 뉴스 자료 화면 정도"라며 "영화를 보면서 과거의 사건들이 기억나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가부도의 날'을 통해 "깨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어떻게 나를 결정하고 살아갈 것인지, 돈에 대해선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다"고 애착을 드러냈다.

극중 윤정학은 다른 캐릭터와 별도의 사건을 보여준다. 함께 영화에 출연하지만 다른 주연 배우인 김혜수, 조우진, 허준호와도 만나는 장면이 단 한 컷도 등장하지 않는다.

유아인은 그럼에도 "이야기에선 떨어져 있지만 관객들과는 가장 가깝게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윤정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객들이 느끼는 고민, 가치관이 흔들리는 지점이 가장 와닿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또 "영화를 보고나니 더욱 만족감을 느낀다"며 "억지 눈물없이 그때의 일을 효과적으로 그려낸 것 같다"고 자평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국가부도의 날'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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