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총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

④이두희 고려대 경영학 교수


내년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고려대 총장에 김동원(경영학과)·남기춘(심리학과)·선경(의과대학)·이두희(경영학과)·정영환(법학전문대학원)·정진택(기계공학과)·최광식(한국사학과) 교수(이상 가나다 순)가 후보로 나섰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들을 만나 총장 출마의 변을 들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대학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총장이 된다면 대학 재정난 문제와 취업난은 어떻게 타개할 계획인지 등을 고루 물었다.19일부터 22일까지 1~2명의 후보를 가나다 순으로 순차 연재한다.

“대학이 세계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두희 고려대 경영학 교수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기에 더해 한국 대학들은 재정 부족이라는 어려움까지 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태국제교육협회 창설회장, 중국인민대학 명예교수, 한국마케팅학회장, 한국경영학회장을 두루 거친 이 교수는 이번 선거전 출마로 총장직에 세번째 도전한다.

이 교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학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교육, 연구뿐만 아니라 사회 기여의 측면에서도 고려대가 큰 역할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며 “국민의 희망이 되고 인류발전에 기여하는 ‘고대다운 고대’를 만들기 위해 총장직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등록금 의존형으로 운영돼 온 재정구조를 스스로 돈을 버는 구조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건물도 올리고 교수 월급도 올리면서 뭘 해보려고 해도 결정적인 것이 돈 문제였다”면서 “우리 앞에 닥친 과제의 99%를 재정적인 이유로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인프라 건실화만큼은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동안의 경험도 소개했다. 이 교수는 “2003년부터 4년 동안 대외협력처장을 하면서 해외 주요대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름강좌 국제하계대학(ISC)을 창안했다”면서 “이 사업을 도맡아하기 시작한 3년 차부터 영업이익이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04년 참가한 해외학생수가 152명에 불과했던 이 프로그램은 불과 5년만에 1228명이 참가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그는 “총장이 돼 이런 수입원을 여러 개 만들어 외부 요인에 영향받지 않는 튼튼한 재정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교육, 태학교육 등의 비학위 교육사업을 다음번 만들 수입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한류’도 이 교수가 관심갖는 주제 중 하나다. 아태국제교육협회 회장을 지낸 이 교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교육한류가 성장할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많은 대학이 기업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학교 차원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더 이상 기업이 대학에 와서 배워가는 시대가 아닌만큼 지금같은 학과-학부의 칸막이 조직으론 앞선 연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가 제안하는 것은 ‘매트릭스 인스티튜트’를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전공의 교수들이 학과 칸막이에 상관없이 원하는 주제별로 연구를 하는 조직이다. “이 조직이 외부로부터 연구비를 따올 수도 있다”면서 “그러면 연구 교수들에게 일정액을 분배하는 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과대, 문과대 등 다양한 단과대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준비된 총장’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교수는 “학생과 교수,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이 바라는 총장의 모습을 오래 고민했다”면서 “역할을 다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아란/이수빈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