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택한 권력이 무엇인지 실체 밝혀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0일 "이재경 경기도지사가 '혜경궁 김씨'가 자신의 아내 김혜경이라는 경찰 발표에 '경찰이 진실이 아닌 권력을 택했다'고 했는데 이 권력이 누군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이 지사는 이 권력이 누구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 아니면 도지사가 무책임한 음모론을 만드는 것이다"라며 "이 지사는 자기의 위기를 음모론으로 바꾸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이게 본인의 음모가 아니라면 이 권력이 누구인지, 이 권력이 문재인 대통령인지, 문 대통령이 이 지사 죽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음모론을 ) 밝히지 않으면 이 지사는 우리 국민들의 법정에서 또 하나의 죄를 추가하는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로 더 잘 알려진 '정의를 위하여(@08__hkkim)' 트위터 계정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고 기소된 가운데 입장 발표를 통해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비슷한 것 몇 개를 끌어모았다. 경찰이 정말 불공평하다"면서 "경찰이 진실보다 권력을 택했다. 네티즌수사대보다 못하다"며 권력 배후론을 제기했다.
'혜경궁 김씨' 사건의 시작은 지난 4월 경기도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과정에서 전해철 의원(당시 후보)이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08_hkkim·혜경궁 김씨)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단독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전해철 의원은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처럼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기각을 이끌어 참여정부 민정비서관, 민정수석을 지냈다.
이호철 전 민정수석,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른바 '3철' 중 한명이다.
'혜경궁 김씨'는 2016년 12월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가 취업특혜를 얻었다는 허위 사실을 트위터에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여배우 불륜설· 강제 입원설 · 조폭 연루설 등 의혹 제기에 사면초가에 빠진 이 지사는 지난 10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 제 업보라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싸가지'없게, 도가 지나치게 공격한 일을 후회했다.
그는 "(당 후보 경선 과정 때) 문 대통령에게 정말 싸가지 없이 굴었다, 되돌아갈 수 없지만 정말 잘하고 싶다. 후회된다. 정말로"라며 문 대통령과의 앙금을 털고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한 바 있다.
하 의원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논란으로 정치적 위기에 빠진 이재명 경기지사를 직접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의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등이 기부행위 및 매수·매수유도 행위, 정치자금법 위반 등을 범해 징역형 또는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 받는 경우 당선무효 조치가 가능하다.
앞서 경찰은 지난 19일 김씨를 허위사실 공표(공직선거법)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다. 하 의원은 경찰의 수사 결과가 확정된다면, 이 지사 역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자신의 배우자가 아니라고 허위사실을 공표하면서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