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등 금융권, 화웨이 전산장비로 보안 논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내년 1월부터 전국 6200여개 농협 통신망 전송장비로
KT, 농협은행에 '보안 문제 발생시 책임' 공문 보내
KT, 농협은행에 '보안 문제 발생시 책임' 공문 보내

22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내년 추진되는 통신망 고도화 사업의 장비는 화웨이가 납품한다. 농협은행이 통신망 고도화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KT가 화웨이 장비를 택한 데 따라서다. 농협은행은 다음달 초 KT와 본계약을 맺고 내년 1월부터 통신망 고도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세계 각국에서 보안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화웨이의 전송장비가 이 사업에 쓰인다는 점이다. 미국 상원은 지난 6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정부기관이 중국 ZTE와 화웨이의 장비 또는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임대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중국 정부가 이들 장비를 악용해 개인 통화정보나 금융거래 정보를 불법 수집할 수 있다고 봐서다. 호주 정부도 지난해 보안 우려가 있는 해외 장비를 국가 기산시설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 은행 관계자는 “보안 우려가 있는 장비를 굳이 쓰겠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KT 측이 비용 절감을 위해 화웨이 제품을 쓰기로 한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선 이 같은 논란을 주목하고 있다. 농협은행을 포함해 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국내 5대 은행 중 국민, 우리은행을 제외한 세 곳이 모두 KT와 통신망 사업 계약을 맺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통상 5년마다 통신망 사업 계약을 새로 맺는다. 현재는 다른 장비를 쓰고 있어도 향후 사업을 추진할 때 화웨이 장비가 쓰여 논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농협은행만 해도 KT가 기존 계약에선 노키아(알카텔루슨트) 전송장비를 사용했다.
KT 관계자는 “화웨이 전송장비는 기존에도 여러 대기업이나 은행 등 곳곳에서 사용돼 왔다”며 “비용만 본 것도 아니며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합한 장비를 골랐다”고 해명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