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하루 8시간 노동은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개인의 역량은 크게 바뀐다. 말콤 글래드웰의 베스트셀러 《아웃라이어》에서 핵심 개념으로 제시된 ‘1만 시간의 법칙’처럼 그런 시간이 쌓이고 쌓이면 천양지차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에서 인사관리 실무를 담당해온 임병권이 쓴 《8시간》은 성과를 증명하고 격차를 만들기 위해 하루 8시간이란 근로시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하는지 답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어떻게 일할 것인가’와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권한다고 했다. 많은 직장인은 회사와 상사에게 인정받고 싶어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지금 내가 인정받고 있더라도 어느 순간 내 평가가 바뀌어 이 일을 계속할지,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할지 경력관리에 심각한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시장과 기업 환경이 급속히 변하고 있어 전통과 관행에 기대 일하는 방식을 유지하려 해서는 도태되기 쉽다. 저자는 변화에 둔감한 기업이 도태되듯 새로운 일하는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면 조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한다. 성과의 양보다 질을 높이는 힘 ‘전문성’이 핵심적인 가치를 창출해낸다고 강조한다. 그 전문성은 기술 및 지식이 아니라 ‘몰입’과 ‘실행력’으로 드러난다. 8시간이 삶과 일을 나누는 기준점이기에 최대한 핵심적인 업무에 몰입하지 않고는 한정된 시간에 회사가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 야근을 밥 먹듯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8시간 동안 이 몰입과 실행이 정착되면 일과 삶의 질 모두 균형을 높이는 ‘워라밸’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여느 자기계발서에 등장하는 ‘열정적 태도’와 ‘긍정적 자세’ 등 뜬구름 같은 대안을 던지지 않는다. 그저 8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남과 다르게 쓰면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성과를 증명하고 다른 이들과의 격차를 이룰 수 있다는 현실적인 방법론을 건넬 뿐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