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회계학자들이 모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을 주제로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삼바 사태’가 터진 뒤 회계학자들이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첫 자리다.

국내 대표 회계학자들 '삼바 사태' 난상토론
22일 재계와 회계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회계학회인 한국회계학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원칙중심 회계기준 하에서의 회계감독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연다. 원칙중심 회계란 우리나라가 2011년 도입한 국제회계기준(IFRS)의 ‘정신’으로, 큰 틀의 원칙 안에서 각 기업에 회계처리 판단에 대한 재량과 책임을 주는 방식이다. 기업이 회계장부를 기록할 때 지켜야 하는 규칙을 하나하나 열거한 옛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과는 180도 다른 시스템이다. 삼바 사태의 핵심인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 변경’(종속회사→관계회사)도 삼바의 당시 판단이 큰 틀의 원칙을 벗어났다고 증권선물위원회가 판단한 데서 비롯됐다.

조성표 한국회계학회장(경북대 경영학부 교수)은 “삼바 사례를 포함해 현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개선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와 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한 뒤 금융당국과 업계, 학계 인사가 토론한다.

한 회계학자는 “회계업계에 유례없이 큰 사건이 터졌지만 대다수 학자가 ‘삼성 봐주기’ 또는 ‘정부 편들기’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 입을 다물었다”며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만큼 학자적 양심을 걸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좌동욱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