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서 '무력사용 승인' 확인…"대법원장 존경하지만 상식적 판단해야"
사우디 왕실 두둔론 정당화 시도하며 역풍 진화
트럼프 '국경 폐쇄' 경고…"CIA '왕세자배후' 결론 내린건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통제 불능 상태라고 판단이 되면 일정 기간 멕시코와의 국경 전체를 폐쇄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 미 중앙정보국(CIA)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확실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사우디 동반자론' 입장표명에 대한 역풍 진화를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인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 내 회의실에서 해외 파견 장병들과 가진 화상 대화 및 기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문제와 관련해 "정말 안 좋은 상황"이라며 "우리가 통제력을 잃거나 우리 국민이 해를 입는 것으로 판단되는 지점에 달하게 되면 우리는 통제력을 회복할 때까지 일정 기간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입구를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전체 국경을 말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체 국경을 의미한다"고 답변한 뒤 "멕시코는 큰 혜택을 보며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들을 미국에 팔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의 국경 문제와 관련, 필요시 무력을 사용할 것을 승인했다면서 "그럴 필요가 없게 되길 희망하지만, 우리는 최소 500명 이상의 중범죄자들을 다뤄야 하는 상황이다.

나는 군이 이용당하게 두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멕시코 국경에 대한 안전 문제를 놓고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셧다운이 있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분명히 그럴 수 있다.

국경 안전에 관한 이유가 될 것이며 장벽이 그 일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쪽 국경을 통한 대량 이민 해결을 위한 대통령 포고문'을 일시적으로 금지한 제9 연방순회법원 존 S. 티거 판사의 이른바 '캐러밴 판결'을 고리로 사법부에 대한 공격도 이어갔다.

앞서 그는 티거 판사를 '오바마 판사'라고 몰아붙였고, 이에 대해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오바마 판사는 없다"고 사법권의 독립성을 내세워 정면 반박하자 다시 역공하는 등 사법부 수장과 장외 충돌을 벌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9 순회법원에 대해 "우리에게 큰 골칫거리가 됐다"며 판사들이 행정명령 등에 제동을 거는 일에 대해 "끔찍한 일", "수치"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에 대해 "나는 그를 좋아하고 존경한다"면서도 "나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며 "제9 순회법원이 완전히 통제 불능이라는 걸 모든 사람은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판사들이 법을 나쁘게 해석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대해 CIA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한 배후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와 관련, "그들(CIA)은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왕세자가 그것(살해 지시)을 했을 수 있다고 한 것"이라면서 "CIA는 양쪽 면을 다 언급했다.

그가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왕세자의 살해 지시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이지 그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린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어떤 이는 왕세자가 그것을 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될지 모르지만, 나는 그가 그렇게 했는지 아닌지 알지 못한다.

그가 했든 안 했든, 그도 그의 아버지(국왕)도 격렬하게 부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對)사우디 무기판매를 염두에 둔 듯 "우리는 수많은 일자리를 갖고 있다.

사람들은 진짜로 내가 수많은 일자리를 포기하기를 원하는가"라면서 "나는 범죄와 은폐를 싫어하지만, 솔직히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볼 때 이러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누구와도 동맹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며 '사우디 두둔론'을 이어갔다.

또한, 사우디가 낮은 유가를 유지하는 데 있어 진짜 좋은 일을 해왔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화상대화에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한 대령에게 "당신이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다시 보게 되거나 어쩌면 거기서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 취임 후 처음으로 아프간에 파견된 미군 부대를 방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아프간 방문 가능성을 묻자 "적절한 시점에 나는 매우 흥미로운 일들을 하게 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아프간 문제와 관련해 미정부가 현재 매우 강력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평화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어떤 일인가 일어난다면 그건 매우 멋진 일이 될 것이고 나는 매우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탈레반과 직접 협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연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공무에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는 "결백하다"고 거듭 방어막을 치며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이 '이메일 스캔들'을 놓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상대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는 경우가 다르다고 거듭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