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목의 선전狂 시대] '공기로 물 만드는' 정수기 출시한 푸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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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속 수분 포집해 깨끗한 물 만들어
전원만 있으면 하루 20~70리터 ‘생산’
효용성은 의문
전원만 있으면 하루 20~70리터 ‘생산’
효용성은 의문
중국 선전의 스타트업 푸능다는 최근 재미있는 제품을 내놨습니다. 정수기이지만 물을 정수기에 공급하는 관이 따로 없습니다. 어디에서든 콘센트만 꽂으면 깨끗한 물이 나옵니다.
비결은 공기에서 수분을 포집하는 것에 있습니다. 푸능다의 정수기는 우선 공기를 3단계에 걸쳐 정화하는 과정에서 수분을 따로 모아 물을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은 다시 여러 단계의 정수 작업을 통해 물 속에 있을 수 있는 각종 오염물질을 제거합니다. 정수기를 통과한 공기 역시 정화되므로 공기청정기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입니다. 우주선에 사용되는 기술을 적용했으며 제품에 따라 하루 20리터에서 70리터까지 물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일반 정수기로는 정수되지 않는 니트로아민 등 발암물질도 걸러낼 수 있다고 합니다.
공기에서 수분을 포집하는 것 자체는 생각만큼 최첨단 기술은 아닙니다. 일반 가정용 제습기를 한시간 안팎 가동해도 습도에 따라 1리터 안팎의 물이 제습기 내에 고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정에 설치했을 때 얼마나 효능이 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공기를 흡입하고 배출해야 하는만큼 소음이 있을 수 밖에 없고, 크기도 소형 냉장고만 했습니다. 무게도 20~60㎏으로 자리를 차지합니다. 습도가 높은 중국 남방 지역은 상관 없지만 건조한 지역에서는 그마나 실내에 있는 공기 중 수분을 다 빨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신선한 물을 공급 받기 힘든 특수한 상황에서나 써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측도 이같은 고민을 반영해 다른 마케팅 포인트를 잡았습니다. “공기에서 포집한 물을 이용해 차를 끓이면 일반 정수기 물보다 훨씬 맛이 좋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은 자사 제품을 이용해 만든 물로 끓인 차를 매장 방문객들에게 시음시키며 “이쪽이 더 맛과 향이 진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일부 모델은 아예 차를 끓이는 용도에 맞춰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기를 포집한 물과 일반 정수기의 물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대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이목을 잡아 끄는 기술에 비해 효용성은 낮은 셈입니다. 물론 제품의 승패를 속단하기는 이릅니다. 부유층에서 과시용으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시장성이 높지 않은 기술도 일단 상품화하고 보는 도전 정신은 부러웠습니다.
선전=노경목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
비결은 공기에서 수분을 포집하는 것에 있습니다. 푸능다의 정수기는 우선 공기를 3단계에 걸쳐 정화하는 과정에서 수분을 따로 모아 물을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은 다시 여러 단계의 정수 작업을 통해 물 속에 있을 수 있는 각종 오염물질을 제거합니다. 정수기를 통과한 공기 역시 정화되므로 공기청정기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입니다. 우주선에 사용되는 기술을 적용했으며 제품에 따라 하루 20리터에서 70리터까지 물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일반 정수기로는 정수되지 않는 니트로아민 등 발암물질도 걸러낼 수 있다고 합니다.
공기에서 수분을 포집하는 것 자체는 생각만큼 최첨단 기술은 아닙니다. 일반 가정용 제습기를 한시간 안팎 가동해도 습도에 따라 1리터 안팎의 물이 제습기 내에 고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정에 설치했을 때 얼마나 효능이 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공기를 흡입하고 배출해야 하는만큼 소음이 있을 수 밖에 없고, 크기도 소형 냉장고만 했습니다. 무게도 20~60㎏으로 자리를 차지합니다. 습도가 높은 중국 남방 지역은 상관 없지만 건조한 지역에서는 그마나 실내에 있는 공기 중 수분을 다 빨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신선한 물을 공급 받기 힘든 특수한 상황에서나 써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측도 이같은 고민을 반영해 다른 마케팅 포인트를 잡았습니다. “공기에서 포집한 물을 이용해 차를 끓이면 일반 정수기 물보다 훨씬 맛이 좋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은 자사 제품을 이용해 만든 물로 끓인 차를 매장 방문객들에게 시음시키며 “이쪽이 더 맛과 향이 진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일부 모델은 아예 차를 끓이는 용도에 맞춰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기를 포집한 물과 일반 정수기의 물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대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이목을 잡아 끄는 기술에 비해 효용성은 낮은 셈입니다. 물론 제품의 승패를 속단하기는 이릅니다. 부유층에서 과시용으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시장성이 높지 않은 기술도 일단 상품화하고 보는 도전 정신은 부러웠습니다.
선전=노경목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