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사령탑 맡은 'IB통'…"그룹社와 시너지 낼 것"
“금융그룹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지난 23일 한국투자증권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정일문 부사장(사진)의 일성이다. 정 부사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한국투자증권의 최고경영자(CEO)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여러 계열사, 증권사 내부 여러 업무 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개인고객그룹장을 맡아 지난해 개인 자산관리(AM) 부문 수탁액을 2조2000억원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의 개인 자산관리 영업수익이 처음으로 브로커리지(주식중개)를 뛰어넘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투자은행(IB) 업무 경력이 개인고객그룹장으로서 관련 상품 판매를 확대하는 데 디딤돌이 됐다”며 시너지 효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개인고객그룹장으로 있는 동안 부동산 공모펀드, 프리IPO펀드(상장 전 기업 투자 펀드) 등 IB 연계 상품을 자산가들에게 소개해 성과를 올렸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내정자는 지난 23일 12년 만에 CEO직을 내려놓은 소회에서 “CEO 취임 이후 업계 최고인 138건의 기업공개(IPO)로 기업 성장과 경제 발전에 기여한 점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신임 사장 내정자인 정 부사장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반영한 대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부사장의 전공으로 꼽히는 분야가 IPO이기 때문이다.

정 부사장은 1963년 광주 태생으로 광주 진흥고와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서강대 대학원과 고려대 대학원에서 CEO 과정을 밟았다. 1988년 동원증권(한국투자증권의 전신)에 입사한 그는 이직이 잦은 증권업계에서 보기 드문 ‘원 클럽 맨’(one-club man·이직 없이 한곳에서만 경력을 쌓은 인력)으로 꼽힌다.

뛰어난 영업 실적으로 고속 승진을 거듭해 증권맨 30년간 절반을 임원으로 보냈다. 2004년에는 차장에서 부장을 건너뛰고 바로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다. 2008년에는 전무, 2015년에는 부사장에 올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