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의 특혜 취업 의혹을 언급해 ‘미묘한’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저나 제 아내는 물론 변호인도 문준용 씨 특혜 채용 의혹은 허위라고 확신한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억울한 의혹 제기의 피해자인 문준용 씨에게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 측 변호인단이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 문씨의 특혜 채용 의혹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언급한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직접 해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트위터 글이 죄가 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선 먼저 해당 트위터에 거론된 특혜 채용 의혹이 허위임을 법적으로 확인한 뒤 이를 바탕으로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여부를 가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혜경궁 김씨가 이 지사의 부인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기 위해선 해당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 허위임을 밝혀야 한다는 논리다.

이 지사는 “검찰 제출 의견서를 왜곡해 유출하고, 이간질에 앞장서고 주도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밝혀내는 것이 트위터 계정주 사건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권에서는 굳이 문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거론한 배경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친문재인계 의원은 “이 지사가 설명했지만 부인이 혜경궁 김씨 계정주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취업 특혜 의혹이 허위라는 것을 증명하라는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씨에 대한 의혹은 공소시효(10년)가 2016년 끝나 수사도 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수세에 몰린 이 지사가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기 위해 일부러 언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최대한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데도 이 지사가 굳이 전선을 넓히는 것은 정치적으로 보복당한다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