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장인은 올 한 해 평균 15일의 유급휴가를 받아 14일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익스피디아가 발표한 국가별 유급휴가 사용 현황에 따르면 이는 평균 8일이던 2016년보다 6일, 지난해보다는 4일 증가한 것으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 문화 확산과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그리고 정부와 기업의 휴가 권장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워라밸 문화' 확산…한국 직장인 휴가 늘었다
세계 19개국 1만1144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 결과 유급휴가 사용일은 평균 15일이었다. 한 해에 30일에 가까운 연차휴가가 주어지는 영국 등 유럽 국가는 휴가 사용일이 한국의 두 배에 가까운 평균 27일에 달했다. 일본과 태국은 평균 10일로 조사 대상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호주와 홍콩은 한국과 같은 14일로 나타났다.

한국 직장인의 휴가 사용 여건은 과거에 비해 개선됐지만 휴가가 부족하다는 인식은 여전히 높았다. 조사에 참여한 한국 직장인 10명 중 7명이 휴가 사용일수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20~35세 89%, 36~50세 68%, 50대 이상은 51%로 나이가 적을수록 휴가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75%로 휴가 사용일수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가장 높았으며 한국(72%)에 이어 홍콩(69%) 말레이시아(67%) 프랑스(64%)가 뒤따랐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현재 주어진 휴가보다 10일은 더 쉬어야 한다고 응답한 가운데 홍콩은 18일을 더 쉬어야 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직장인은 주어진 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과다한 업무와 인력 부족(32%)을 꼽았다. 한국은 휴가 기간 매일 이메일을 확인한다(32%)는 응답자가 세계 평균(27%)보다 많았다. 대만과 홍콩, 인도 직장인은 휴가 중 이메일을 확인하는 비율이 한국보다 높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인 만큼 휴가를 떳떳하게 사용한다(45%)는 응답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휴가를 사용할 때 직장 동료 등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낀다는 응답은 55%를 기록했다. 신규 입사나 이직 등 새로운 직장에서는 최소 입사 3개월 뒤부터 휴가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67%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국가 대부분의 직장인은 휴가 기간 직장에서 걸려오는 전화, 이메일 등이 휴가를 방해한다고 꼽았다. 가장 많이 연락하는 사람은 직장 동료(20%), 상사(19%), 후배(18%), 거래처(16%) 순이었다.

익스피디아가 노스스타리서치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시행한 이번 조사는 지난 9월19~28일 열흘 동안 미주와 유럽, 아시아 등 19개 국가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뤄졌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