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베트남 축구팬과 박항서 감독 사진 [사진=연합뉴스]
환호하는 베트남 축구팬과 박항서 감독 사진 [사진=연합뉴스]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진출을 놓고 필리핀과 정면 대결을 펼친다.

베트남은 지난 24일 하노이 항더이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 4차전에서 캄보디아를 3-0으로 완파했다. 조별리그 4경기에서 3승 1무로 승점 10을 쌓은 베트남은 2위 말레이시아(승점 9)를 1점 차로 제치고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종료 휘슬이 울리자 경기가 열린 베트남 하노이 항더이 경기장과 하노이 시내 주요 관광지 호안끼엠 등지에서 단체응원을 하던 팬들은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팬들은 박수를 치고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거리 곳곳에서 불꽃을 터트리며 자축했고, '베트남 꼬렌(파이팅)', '베트남 보딕(우승)'을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팬들은 또 박항서 감독의 사진이 보이면 여지없이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를 연호하며 응원했다.

이날 홈경기 입장권 1만4천 장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웃돈을 주고도 표를 구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최고 10배 가격으로 암표가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를 볼 수 있는 TV나 스크린을 전면에 내건 카페와 주점 등지에도 축구팬이 대거 몰려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박항서호가 조별리그 4경기를 거치면서도 무패, 무실점으로 4강에 진출하자 베트남 국민들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컵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하노이 시내 한 카페에서 단체응원을 한 즈엉 반 또안(37) 씨는 "너무 기쁘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4강에서도 이겨 결승에 진출해 반드시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안 씨는 "우리에게는 박항서 감독이 있다"면서 "뛰어난 박 감독을 믿는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이러한 선전에 현지 언론도 극찬을 보내고 있다. '폭스스포츠 아시아'의 축구 에디터 가브리엘 탄은 "박항서 베트남 감독은 스즈키컵 조별리그서 젊은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찬사를 받아야 한다"고 칭찬했다.

폭스스포츠 아시아는 "스즈키컵서 아직 한 골도 내주지 않은 국가는 베트남말고는 없다. 이미 박항서 감독은 1년만에 많은 성과를 거뒀다. 베트남이 가지고 있는 자신감은 박항서 감독이 젊은 선수들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대표팀은 의심할 여지없는 베트남의 황금 세대다. 베트남은 이런 기회를 최대한 살려야만 한다. 향후 월드컵이나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최소한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런 상황서 젊은 선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박항서가 감독인 것은 아주 좋은 징조다"고 덧붙였다.
박항서 감독 [사진=연합뉴스]
박항서 감독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