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담판뿐만 아니라 트럼프-산유국 기름값 논의도 기대
골드만 "몇 달간 17%나 오를 수도"…국제유가·금값 상승에 베팅
"G20 계기로 원자재값 급반등"…골드만, 정치불확실성 해소 주목
최근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원자재 가격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급반등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CNBC방송,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6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원자재 가격이 향후 몇 개월 동안 17% 정도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원자재 가격은 거래자들이 시장에서 주시하는 여러 복잡한 동력 때문에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는 공급과잉 우려 때문에 급락했고 금속 가격도 경제성장 둔화 우려와 맞물려 떨어졌다.

고율 관세를 주고 받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원자재가 하락에 한몫했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30일부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이런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할 계기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석유와 금속 가격이 원가 밑으로 떨어지는 등 원자재 가격이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비교할 때 적정 가격에서 이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가격 이탈(저평가)의 규모를 고려할 때 우리는 석유, 금, 비천금속(卑賤金屬·base metal)의 가격상승을 기대하며 매수를 위해 원자재 시장에 진입할 매우 큰 매력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전쟁과 관련한 별도의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도 원유 공급정책을 논의할 기회의 장이다.

골드만삭스는 "원자재 시장을 짓누르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많은 부분을 해소할 중대한 기회가 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16년 G20 회동 때 이뤄진 것과 같은 미국과 중국의 일부 관계개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계획에 대한 더 명확한 파악 등이 그런 기회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대표는 국제유가와 관련한 전환점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우디, 러시아가 미국을 상대로 국제유가 정책을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제유가 하락세의 배경에는 산유국들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산 압박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커리 대표는 감산이 사우디,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석유업체들 차원에서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가(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가 배럴당 50달러가 되면 미국 석유산업의 비용 구조를 건드리게 된다"며 "그런 가격에서는 미국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가 50달러 밑으로 가면 고수익률 채권에 문제가 생긴다"며 "이런 문제가 퍼지면 원자재 시장을 넘어 훨씬 더 큰 문제가 되고 신용대출 시장의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OPEC의 감산에 따라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서부 텍사스산 원유의 가격은 이들 들어 20% 이상 하락했다가 이날 소폭 회복됐다.

그러나 공급량이 증가하고 경제성장 둔화로 매입량이 제한되는 데 따른 저유가 전망이 여전히 남아있다.

OPEC, 러시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다음 달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어 공급조절 방안을 논의한다.

CNBC방송은 최근 몇주 동안 공급감축 전망이 유가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했음에도 OPEC은 이번 회의에서 석유 산출량을 억제하겠다고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사우디와 OPEC의 공급감축 계획에 반대하며 유가를 더 인하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금값은 안전자산으로서 일부 대체재 역할을 하는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이날 소폭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성장이 내년에 예상대로 둔화하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금이 이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