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로부터 전권 위임받아 재협상…내달 2일 국회 예산 심의까지 총력
견해차 여전, 노조 반발, '타 지역 검토' 민주당 발언 부담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상 기로…막판 돌파구 찾을까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핵심인 현대자동차 완성차 공장 투자 유치 협상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광주시 협상단은 지역 노동계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국회 예산 심의까지 합의를 끌어내려 막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협상이 부진해지자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고 극적으로 타결을 끌어낼지 관심이다.

광주시 협상단과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한 지역 노동계는 27일 현대차와의 협상을 모두 시에 맡기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협상단은 현대차를 설득할 협상안을 다시 만들어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도 국비에 사업비를 반영하기 위해 국회 예산 심의가 끝나는 다음 달 2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실적 부진, 협상 타결 시 파업을 예고한 노조 반발 등에 현대차가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어 재협상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생산성과 직결되는 문제인 적정 임금, 근로시간, 단체협상 유예 등에서 견해차가 상당한 가운데 다시 현대차를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내는 게 쉽지 않은 문제다.

현대차가 지난 5월 시와 맺은 협상안을 고수하는 점도 부담이다.

노동계가 합의를 해줬더라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측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안을 내놓는 게 시의 숙제다.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상 기로…막판 돌파구 찾을까
특히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그동안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 정치권의 기류가 바뀌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서는 합의가 되지 않으면 지역 경제가 어려운 군산, 울산 등에서 사업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27일 광주에서 합의되지 않을 경우 다른 지역을 대상으로 공모해 관련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지난 22일 "광주에서 합의가 안 되면 원하는 데서 해야 할 것이다.

군산을 포함해 원하는 데가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시가 주도하는 협상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이원욱 제3정책조정위원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기업과 노동자, 정부가 윈윈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것이었는데, 정작 투자해야 할 주체인 기업은 빠지고 광주시와 노조가 일방적으로 대화했다"며 "떡 줄 사람은 빼놓고 떡만 달라는 꼴이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협상 과정에 대한 비판과 다른 지역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발언이 여당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시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회 예산 심의 일정까지 넘긴다면 사업 추진 동력을 급속히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노동계로부터 협상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받은 만큼 현대차와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