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삼다수 생산설비 일부가 27일 재가동을 시작했다.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점유율이 42%로 압도적인 1위다. 공장 사고로 한 달 넘게 생산이 중단된만큼 재고 부족 문제를 빠른 시일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이날 열린 제주근로지도센터 심의위원회에서 제주도개발공사가 지난 23일 신청한 작업정지 해제안을 승인했다. 심의위는 외부기관의 정밀 안전진단 결과와 제주도개발공사가 제시하는 안전대책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작업 재개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는 지난달 20일 제주시 조천읍 삼다수 공장에서 안전 사고가 발생해 30대 작업자가 숨지자 작업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에따라 사고 당일부터 현재까지 생산라인 전체가 멈췄다. 공사는 이 공장을 24시간 가동해 하루 3000(600만병)의 물을 생산해 왔다. 한달간 1억8000만병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일부 대형마트에서 재고 부족 우려가 있었다.

재가동 대상은 삼다수 생산 5개 라인 중 L3∼L5 라인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제병기 6호기와 이와 같은 설비인 제병기 1∼5호기는 물론 이와 연관된 L1 라인은 철거한다. L2 라인은 잠정 중단한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최고 경영자(CEO)로 지정하고, 안전환경관리 부서는 CEO 직속으로 격상한다. 제주근로개선지원센터는 삼다수 공장사고 이후 사업장 감독을 진행, 114건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안전보건 개선 계획수립을 명령했다. 삼다수 측은 “고용부 시정명령에 대해 개선조치를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설비 안전 강화·안전사업장 조성 근무환경 개선·복지향상 교육훈련 시스템 구축 안전보건문화 정착 등 4대 부문 29개 과제에 걸쳐 재발방지대책을 내놨다고 강조했다.

정비·보수 작업에 대한 근원적 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설비운영반과 수리조치가 가능한 전문기술 인력을 선발해 설비보전반으로 편성했다. 현장 내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24시간 상주하는 안전관리자도 배치한다. 또 공장 내·외부에 CCTV를 설치하고, 산업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취득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밖에 안전보건 관리규정을 위반할 때에는 개인과 부서를 처벌하는 규정도 둔다.

삼다수 측은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복지를 향상하고자 4조 3교대 근무 체계를 세운다”며 “관련 수당을 신설하는 등 급여체계를 개선하고, 직원 휴식과 건강을 위한 공간도 확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다수는 이 외에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트레이닝 센터를 세우고, 안전과 관련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갖춘다. 회사 차원에서 안전보건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안전의 날’을 운영하고 안전보건 경진대회도 연다. 공사는 앞으로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제주삼다수’를 목표로 삼기로 했다. 내년 경영방침과 목표에도 ‘더 안전한 현장'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

공사는 지난 2주간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워크숍도 진행했다. 산업 안전보건 실무자와 관리 감독자를 대상으로 산업재해 발생 대응 실무 교육도 벌였다. 시장점유율 40%가 넘는 삼다수 생산 라인이 일부나마 가동을 재개하면서 일각에서 우려되던 ‘생수 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삼다수 관계자는 “우선 오늘부터 생산 라인 시운전에 들어가 가능한 내일까지 해당 생산 라인을 재가동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