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대 중반까지 치솟은 미세먼지…숨쉬기 괴로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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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주의보 동시 발령…내일도 영향
오전부터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린 미세먼지에 퇴근길 중국발 황사의 공습까지 겹쳐 27일 주민들은 그야말로 '숨쉬기 힘든 하루'를 보냈다.
이날 오전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는 초미세먼지가 시민들을 괴롭혔다.
여기에 중국 내몽골 부근에서 발원한 황사가 저기압 후면의 북서 기류를 따라 남동진하면서 오후 5시를 전후해 수도권에는 황사까지 나타났다.
이후 대기 상황은 더욱 나빠져 오후 8시 수도권에 미세먼지 특보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동시에 발령됐다.
인천시 중구(영정도 제외)·동구·서구에 미세먼지(PM-10) 경보가, 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계양구·부평구에 주의보가 내려졌다.
인천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중구 신흥동 374㎍/㎥, 계양구 계산동 367㎍/㎥, 서구 검단 352㎍/㎥ 등을 기록했다.
경기도와 서울에도 오후 8시를 기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PM-2.5) 특보가 잇따랐다.
경기도의 경우 김포와 고양 등 경기 북부 8개 시·군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경보로 대체됐다.
발령농도는 346㎍/㎥다.
수원과 안산 등 11개 시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용인, 평택, 안성, 이천, 여주 등 경기 남부 5개 시에는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81㎍/㎥에 달해 초미세먼지 주의보도 추가 발령됐다.
서울시 전역에도 오후 8시를 기해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시 25개 구의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7시 201㎍/㎥, 오후 8시 277㎍/㎥에 달했다.
오후 5시만 해도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111㎍/㎥로 '나쁨' 수준을 보였다.
지름의 크기(초미세먼지 2.5㎍ 이하, 미세먼지 10㎍ 이하)로 구분되는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인체에 해롭다.
탁한 공기에 주민들은 서둘러 귀가하기 위해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했다.
직장인들은 마스크를 쓴 채 종종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리에는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의식한 듯 방한용이 아닌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많았다.
서울 강남의 직장을 다니는 황모(36)씨는 "오늘 저녁 약속이 잡혀 있었는데 5시부터 황사가 몰아친다고 하니 선뜻 자리에 가기가 꺼려졌다.
집에 가서 그냥 머리부터 발끝까지 깨끗이 씻고 편히 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약속을 깼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는 이른 오전부터 하늘을 탁하게 물들이며 위력을 과시했다.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향한 채모(28)씨는 하늘에서 미세먼지의 위력을 실감했다.
채씨는 "공항 주변이 뿌연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어 비행기가 잘 내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인천시 강화군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데 이어 정오에는 경기도 의정부, 고양, 파주 등 경기북부권 8개 시·군에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효됐다.
탁한 공기는 외출하려는 시민들의 발길도 돌리게 했다.
의정부에 사는 주부 양모(47)씨는 "평소에는 애견과 함께 오전에 중랑천에서 산책하러 나가는 편이었는데 요즘에는 나도 목이 답답하고, 강아지도 기침하거나 눈이 충혈되는 것 같아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소 축구나 야구를 하는 주민들로 붐비던 인천 미추홀구청 인근 공영운동장도 미세먼지의 공습에 텅 빈 모습이었다.
도심과 식당가도 한산했다.
대전 시민 정모(29)씨는 "마스크를 해도 초미세먼지를 다 막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점심은 구내식당서 해결했다"고 전했다.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6)씨는 "아무래도 미세먼지가 심하면 점심시간에 식사하러 나오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주는 편이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나 임산부들의 걱정은 더욱 컸다.
성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미세먼지로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 종일 마음을 졸였다.
다음 달 출산을 앞둔 임신부 김모(28)씨는 "목이 칼칼해 마스크 없이는 밖에 다닐 수 없는 정도라 태아에게 해가 될까 너무 걱정"이라며 "매번 마스크를 쓰고 밖에 다녀야 하니 마스크값도 만만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대전에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한 직장인은 "맞벌이라 아이를 어린이집에 어쩔 수 없이 맡기긴 했지만, 야외 활동은 자제해달라고 선생님께 부탁했다"고 말했다.
유치원과 초·중·고 교육 현장에서는 현장학습이나 체육 수업 등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 활동으로 전환했다. 인천시교육청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을 보이자 호흡기 질환을 앓는 민감군 학생은 질병 결석을 인정한다는 공문을 각 학교에 내려보냈다.
또 현장학습을 비롯한 실외 활동은 되도록 실내에서 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미세먼지의 위력에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출근길과 도심 길거리에서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옷깃을 여민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이 얼굴에 마스크를 씌우고 목도리를 꽁꽁 둘러준 채 학원 통학 차량을 기다리는 시민도 자주 눈에 띄었다.
경기북부 접경지역 군부대 장병들도 이날 경계작전 투입 등 야외 활동을 할 때 마스크를 썼다.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대테러 훈련에 나선 군인들도 마스크로 단단히 입과 코를 가렸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 방침에 따라 부대에서 장병들에게 마스크를 보급하고, 미세먼지가 심하면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서 흰색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던 50대 초반의 택시 기사는 "전에는 얼굴을 가리면 안 된다고 해서 기사들에게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했는데, 요새는 미세먼지가 하도 기승을 부리니까 흰색 마스크는 허용이 됐다"며 "이런 날은 차 안에 있어도 목이 칼칼하다"고 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 나타난 황사는 내일 아침까지도 일부 지역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북서풍의 영향으로 내일 아침까지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고 설명했다.
황사는 중국 북부나 몽골의 건조한 지역에서 바람에 날리는 흙먼지로,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것의 크기는 대개 미세먼지 수준이다. (김기훈 김소연 최은지 최재훈 손현규 최종호 방현덕 우영식 기자)
/연합뉴스
이날 오전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는 초미세먼지가 시민들을 괴롭혔다.
여기에 중국 내몽골 부근에서 발원한 황사가 저기압 후면의 북서 기류를 따라 남동진하면서 오후 5시를 전후해 수도권에는 황사까지 나타났다.
이후 대기 상황은 더욱 나빠져 오후 8시 수도권에 미세먼지 특보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동시에 발령됐다.
인천시 중구(영정도 제외)·동구·서구에 미세먼지(PM-10) 경보가, 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계양구·부평구에 주의보가 내려졌다.
인천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중구 신흥동 374㎍/㎥, 계양구 계산동 367㎍/㎥, 서구 검단 352㎍/㎥ 등을 기록했다.
경기도와 서울에도 오후 8시를 기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PM-2.5) 특보가 잇따랐다.
경기도의 경우 김포와 고양 등 경기 북부 8개 시·군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경보로 대체됐다.
발령농도는 346㎍/㎥다.
수원과 안산 등 11개 시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용인, 평택, 안성, 이천, 여주 등 경기 남부 5개 시에는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81㎍/㎥에 달해 초미세먼지 주의보도 추가 발령됐다.
서울시 전역에도 오후 8시를 기해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시 25개 구의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7시 201㎍/㎥, 오후 8시 277㎍/㎥에 달했다.
오후 5시만 해도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111㎍/㎥로 '나쁨' 수준을 보였다.
지름의 크기(초미세먼지 2.5㎍ 이하, 미세먼지 10㎍ 이하)로 구분되는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인체에 해롭다.
탁한 공기에 주민들은 서둘러 귀가하기 위해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했다.
직장인들은 마스크를 쓴 채 종종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리에는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의식한 듯 방한용이 아닌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많았다.
서울 강남의 직장을 다니는 황모(36)씨는 "오늘 저녁 약속이 잡혀 있었는데 5시부터 황사가 몰아친다고 하니 선뜻 자리에 가기가 꺼려졌다.
집에 가서 그냥 머리부터 발끝까지 깨끗이 씻고 편히 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약속을 깼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는 이른 오전부터 하늘을 탁하게 물들이며 위력을 과시했다.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향한 채모(28)씨는 하늘에서 미세먼지의 위력을 실감했다.
채씨는 "공항 주변이 뿌연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어 비행기가 잘 내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인천시 강화군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데 이어 정오에는 경기도 의정부, 고양, 파주 등 경기북부권 8개 시·군에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효됐다.
탁한 공기는 외출하려는 시민들의 발길도 돌리게 했다.
의정부에 사는 주부 양모(47)씨는 "평소에는 애견과 함께 오전에 중랑천에서 산책하러 나가는 편이었는데 요즘에는 나도 목이 답답하고, 강아지도 기침하거나 눈이 충혈되는 것 같아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소 축구나 야구를 하는 주민들로 붐비던 인천 미추홀구청 인근 공영운동장도 미세먼지의 공습에 텅 빈 모습이었다.
도심과 식당가도 한산했다.
대전 시민 정모(29)씨는 "마스크를 해도 초미세먼지를 다 막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점심은 구내식당서 해결했다"고 전했다.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6)씨는 "아무래도 미세먼지가 심하면 점심시간에 식사하러 나오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주는 편이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나 임산부들의 걱정은 더욱 컸다.
성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미세먼지로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 종일 마음을 졸였다.
다음 달 출산을 앞둔 임신부 김모(28)씨는 "목이 칼칼해 마스크 없이는 밖에 다닐 수 없는 정도라 태아에게 해가 될까 너무 걱정"이라며 "매번 마스크를 쓰고 밖에 다녀야 하니 마스크값도 만만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대전에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한 직장인은 "맞벌이라 아이를 어린이집에 어쩔 수 없이 맡기긴 했지만, 야외 활동은 자제해달라고 선생님께 부탁했다"고 말했다.
유치원과 초·중·고 교육 현장에서는 현장학습이나 체육 수업 등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 활동으로 전환했다. 인천시교육청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을 보이자 호흡기 질환을 앓는 민감군 학생은 질병 결석을 인정한다는 공문을 각 학교에 내려보냈다.
또 현장학습을 비롯한 실외 활동은 되도록 실내에서 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미세먼지의 위력에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출근길과 도심 길거리에서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옷깃을 여민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이 얼굴에 마스크를 씌우고 목도리를 꽁꽁 둘러준 채 학원 통학 차량을 기다리는 시민도 자주 눈에 띄었다.
경기북부 접경지역 군부대 장병들도 이날 경계작전 투입 등 야외 활동을 할 때 마스크를 썼다.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대테러 훈련에 나선 군인들도 마스크로 단단히 입과 코를 가렸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 방침에 따라 부대에서 장병들에게 마스크를 보급하고, 미세먼지가 심하면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서 흰색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던 50대 초반의 택시 기사는 "전에는 얼굴을 가리면 안 된다고 해서 기사들에게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했는데, 요새는 미세먼지가 하도 기승을 부리니까 흰색 마스크는 허용이 됐다"며 "이런 날은 차 안에 있어도 목이 칼칼하다"고 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 나타난 황사는 내일 아침까지도 일부 지역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북서풍의 영향으로 내일 아침까지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고 설명했다.
황사는 중국 북부나 몽골의 건조한 지역에서 바람에 날리는 흙먼지로,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것의 크기는 대개 미세먼지 수준이다. (김기훈 김소연 최은지 최재훈 손현규 최종호 방현덕 우영식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