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대법원장 '화염병 테러'…극단으로 드러난 사법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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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소에 앙심 품고 습격…"추락한 사법부 위상 보여준 사건"
과거에도 '석궁 테러'·'계란 투척'…대법원, 경호·보안 강화 김명수 대법원장을 상대로 화염병 습격을 한 70대 남성은 자신의 민사사건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 앞에서 1인시위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재판 결과를 두고 1인시위를 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대법원장을 상대로 직접 폭력적인 물리력 행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추락한 사법부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27일 법원과 경찰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을 상대로 화염병을 던진 남모(74)씨는 자신이 제조한 사료에 대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친환경인증 부적합 처분을 내려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소송당사자다.
[독자 김정수씨 제공]
남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이 허위로 관련 문서를 작성해 위법한 처분을 내렸다고 주장했지만, 1·2심 법원은 친환경인증 부적합 처분은 적법한 처분이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에 남씨는 지난 7월 대법원에 상고한 뒤 9월 20일부터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과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면담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시작했다.
10월 4일부터는 대법원 앞 건너편 인도에서 노숙시위를 시작했고, 10월 10일에는 '공정한 재판을 촉구한다'며 퇴근하는 김 대법원장의 승용차에 뛰어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급기야 대법원이 지난 16일 상고이유가 적법하지 않다며 남씨의 패소를 확정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김 대법원장 습격을 준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70대 남성, 김명수 대법원장 출근차에 화염병…다친 곳 없어 / 연합뉴스 (Yonhapnews)
과거에도 사법부의 판결에 불복해 종종 판사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있었다.
1997년 8월 정신병력이 있던 강모씨가 이완용 후손의 재산권 소송 승소와 전두환씨 사면 소문에 불만을 품고 수원지법 성남지원 지원장실에 난입해 지원장의 팔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지원장이 충격을 못 이겨 법복을 벗었다.
2004년 9월에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씨가 재판을 빨리 끝내주지 않는 재판부에 항의하며 법대(法臺)로 뛰어들다 법정 경위에 의해 가까스로 저지되는 일도 있었다.
이듬해에는 부산지법에서 재판 진행에 불만을 품은 40대 여성이 담당 판사실을 찾아가 판사에게 욕설하며 폭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2007년 1월엔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사건인 '판사 석궁 테러' 사건도 벌어졌다.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복직 소송의 항소심 재판부에서 패소 판결을 내리자 당시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석궁으로 화살을 쏜 사건이다.
이 일로 김 전 교수는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2010년 1월엔 어버이연합과 자유개척청년당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PD수첩 무죄' 판결에 반발해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차량에 계란을 던진 일도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장을 겨냥한 사상 초유의 '화염병 테러'까지 벌어지자 법조계는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추락한 사법부의 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각종 재판거래 정황이 드러나면서 법원 판결에 승복하지 않는 소송당사자들이 늘어나면서 충분히 예견됐던 사건이라는 것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논평에서 "사법부가 헌법에 의해 부여된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이번 테러를 자초했다는 해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법원 앞에서 시위하는 소송당사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연일 보도되는 사법부의 비위행태를 접하면서 분노한 소송당사자들이 과격한 행동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법원장이나 대법관이 출퇴근할 때 정문에 법원 보안관리 대원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또 관할 경찰서에 순찰을 더욱 강화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김 대법원장은 테러 사건 뒤에도 예정대로 안산지원·수원지법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연합뉴스
과거에도 '석궁 테러'·'계란 투척'…대법원, 경호·보안 강화 김명수 대법원장을 상대로 화염병 습격을 한 70대 남성은 자신의 민사사건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 앞에서 1인시위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재판 결과를 두고 1인시위를 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대법원장을 상대로 직접 폭력적인 물리력 행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추락한 사법부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27일 법원과 경찰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을 상대로 화염병을 던진 남모(74)씨는 자신이 제조한 사료에 대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친환경인증 부적합 처분을 내려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소송당사자다.
남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이 허위로 관련 문서를 작성해 위법한 처분을 내렸다고 주장했지만, 1·2심 법원은 친환경인증 부적합 처분은 적법한 처분이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에 남씨는 지난 7월 대법원에 상고한 뒤 9월 20일부터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과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면담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시작했다.
10월 4일부터는 대법원 앞 건너편 인도에서 노숙시위를 시작했고, 10월 10일에는 '공정한 재판을 촉구한다'며 퇴근하는 김 대법원장의 승용차에 뛰어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급기야 대법원이 지난 16일 상고이유가 적법하지 않다며 남씨의 패소를 확정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김 대법원장 습격을 준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에도 사법부의 판결에 불복해 종종 판사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있었다.
1997년 8월 정신병력이 있던 강모씨가 이완용 후손의 재산권 소송 승소와 전두환씨 사면 소문에 불만을 품고 수원지법 성남지원 지원장실에 난입해 지원장의 팔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지원장이 충격을 못 이겨 법복을 벗었다.
2004년 9월에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씨가 재판을 빨리 끝내주지 않는 재판부에 항의하며 법대(法臺)로 뛰어들다 법정 경위에 의해 가까스로 저지되는 일도 있었다.
이듬해에는 부산지법에서 재판 진행에 불만을 품은 40대 여성이 담당 판사실을 찾아가 판사에게 욕설하며 폭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2007년 1월엔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사건인 '판사 석궁 테러' 사건도 벌어졌다.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복직 소송의 항소심 재판부에서 패소 판결을 내리자 당시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석궁으로 화살을 쏜 사건이다.
이 일로 김 전 교수는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2010년 1월엔 어버이연합과 자유개척청년당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PD수첩 무죄' 판결에 반발해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차량에 계란을 던진 일도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장을 겨냥한 사상 초유의 '화염병 테러'까지 벌어지자 법조계는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추락한 사법부의 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각종 재판거래 정황이 드러나면서 법원 판결에 승복하지 않는 소송당사자들이 늘어나면서 충분히 예견됐던 사건이라는 것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논평에서 "사법부가 헌법에 의해 부여된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이번 테러를 자초했다는 해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법원 앞에서 시위하는 소송당사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연일 보도되는 사법부의 비위행태를 접하면서 분노한 소송당사자들이 과격한 행동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법원장이나 대법관이 출퇴근할 때 정문에 법원 보안관리 대원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또 관할 경찰서에 순찰을 더욱 강화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김 대법원장은 테러 사건 뒤에도 예정대로 안산지원·수원지법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