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미세먼지주의보 잇따라…"내일 오전까지 전국 곳곳 황사"
마스크 쓰고 스카프로 입·코 가린 퇴근행렬…도심·식당가 한산
중국발 황사 한반도 강타…수도권 곳곳 미세먼지주의보
중국발 대기 오염물질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8시를 기해 시 전역에 미세먼지(PM-10)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가 150㎍/㎥ 이상이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서울시 25개구 시간평균 농도는 오후 7시 201㎍/㎥, 오후 8시 277㎍/㎥에 달했다.

경기도에도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졌다.

경기도는 이날 오후 8시를 기해 용인, 평택, 안성, 이천, 여주 등 남부권 5개 시에 초미세먼지(PM 2.5) 주의보를 발령했다.

앞서 이날 오후 7시를 기해 김포, 고양, 의정부, 파주, 연천, 양주, 동두천, 포천 등 북부권 8개 시·군에는 미세먼지(PM 10) 주의보가 내려졌다.

중국발 황사의 공습으로 오후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으며 수도권의 저녁 하늘이 온통 잿빛으로 변했다.

이날 일찍 퇴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은 마스크를 쓴 채 종종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리에는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의식한 듯 방한용이 아닌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많았다.

미세먼지 예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서둘러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여성들은 마스크 대신 목에 두른 스카프로 코와 입을 감쌌고, 목이 칼칼한 듯 손으로 목을 잡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광화문 인근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A(37)씨는 "평소 보이던 북악산조차 안 보여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이런 식이면 일상생활 자체를 어떻게 하나 싶다"고 말했다.
중국발 황사 한반도 강타…수도권 곳곳 미세먼지주의보
4살 딸아이와 광화문광장을 지나던 윤모(37)씨는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건 알지만, 안경을 쓰기 때문에 콧김에 시야가 가려 딸한테만 마스크를 씌웠다"며 "겨울로 가까워질수록 미세먼지가 없는 줄 알았는데 외출하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의정부에 사는 주부 양모(47)씨는 "평소에는 애견과 함께 오전에 중랑천에서 산책하러 나가는 편이었는데 요즘에는 나도 목이 답답하고, 강아지도 기침하거나 눈이 충혈되는 것 같아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소 축구나 야구를 하는 주민들로 붐비던 인천 미추홀구청 인근 공영운동장도 미세먼지의 공습에 텅 빈 모습이었다.

도심과 식당가도 한산했다.

대전 시민 정모(29)씨는 "마스크를 해도 초미세먼지를 다 막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점심은 구내식당서 해결했다"고 전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기 정체로 대부분 지역에서 국내 생성 초미세먼지가 축적된 상태에서 국외 초미세먼지가 더해져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국외 초미세먼지는 북서풍을 타고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들어서는 중국 내몽골에서 발원한 황사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미세먼지(PM-10) 농도까지 치솟았다.

황사는 오후 3시께 서해에 있는 백령도, 연평도에 도달한 뒤 오후 5시께 서울, 경기 지역을 뒤덮었다.

28일 아침 이후에는 대기 질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내일 아침 이후에는 대기 확산이 원활해 대부분 지역의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으로 좋아질 것"이라며 "남부 지역은 오전까지 농도가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중국 북쪽에 있는 고기압이 내일 들어 북한 쪽으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에는 북풍, 북동풍이 불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강한 바람이 불면서 대기 오염물질이 남쪽으로 쓸려내려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일 오후 들어서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남부 지방도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