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섬나라 기업문화 깨부숴…닛산의 기습, 日 경제계 오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인 닛산(日産)-르노 연합의 카를로스 곤(64) 전 회장의 연봉 축소 신고 의혹과 관련한 일본 검찰의 수사에 대해 프랑스에 이어 미국 언론에서도 비판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28일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사설에서 "곤 전 회장은 이해할 수 없고 일방적인 추궁을 당하고 있다"며 "이상한 종교재판"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과거 (닛산의) 구세주로 여겨졌던 곤 전 회장은 하네다공항에서 체포돼 이후 기소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구금돼 있으며, 변호사도 동석하지 않은 채 조사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에는 (혐의와 관련된) 정보가 누설되고, 그는 (닛산·미쓰비시자동차의) 회장에서 해임됐다"며 "공산주의인 중국에서 벌어진 일이냐? 아니다.

자본주의인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곤 전 회장 수사는 이상한 종교재판"…WSJ도 비판 가세
신문은 기소도 하지 않은 채 20일 이상 구금할 수 있고, 수사 중 다른 혐의로 추가 기소할 수 있는 일본의 사법제도를 거론하고 "이는 범죄 전력이 없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가 아닌 야쿠자에게나 어울리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에는 섬나라 특유의 폐쇄적 기업문화가 있다.

곤 전 회장은 그 '죽의 장막'을 깨부순 드문 외국인 경영자였다"며 "닛산에 의한 기습 공격은 일본의 경제계에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닛산차 간부가 이런 비리 의혹을 파악하지 않았던 것은 부자연스럽다"며 사건의 배경에 닛산차와 프랑스 르노와의 마찰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앞서 프랑스 언론은 일본 검찰의 곤 전 회장 체포에 대해 '닛산에 의한 음모', '곤 전 회장을 추방하는 쿠데타', '일본인은 배은망덕하다'라는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비판한 바 있다.
"곤 전 회장 수사는 이상한 종교재판"…WSJ도 비판 가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