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보폭 넓히는 정기선 부사장…현대重 선박해양영업 대표 맡는다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36·사진)이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로 선임됐다. 선박 사후서비스(AS)와 산업용 로봇 사업 등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온 정 부사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8일 “가삼현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정 부사장의 직책명이 바뀐 것일뿐 가 사장이 계속 영업을 총괄한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그동안 가 사장 아래서 그룹선박해양영업부문장을 맡아왔다. 기존 부문장(현 본부장)은 박승용 부사장이 맡는다.

정 부사장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그룹의 선박·해양플랜트 수주 업무를 맡게 됨에 따라 그룹 경영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지난 3월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 3대 주주(5.1%)로 올라서는 등 경영권 승계 준비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외에도 선박 엔진 및 플랜트 분야 AS업체인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을 겸임하는 등 공식 직함이 3개나 된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 개조·유지 보수 시장이 커질 것으로 판단한 정 부사장 주도로 2016년 12월 출범했다. 사실상 출범 첫해인 지난해 매출 2381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달성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기준 강화로 유지 보수 시장이 커지면서 2022년까지 매출 2조원, 수주 23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정 부사장은 지난 5월 현대중공업지주를 대표해 산업용 로봇 업체인 독일 쿠카그룹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데 이어 8월엔 카카오와 함께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는 등 그룹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