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복당파 vs 잔류파' 합종연횡 본격화

강석호 불출마 선언으로 '복당파' 단일화 양상…김영우 "계파 단일화 배격"
나경원·유기준·유재중 등 잔류파도 단일화 요구 목소리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복당파와 잔류파의 대결 구도로 가는 모양새다.

나경원(4선)·김학용·김영우(이상 3선) 의원 등 원내사령탑을 노린 후보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세 집결을 위한 후보 단일화 여부가 경선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선 비박(비박근혜)계 후보로서 김학용 의원과의 단일화가 점쳐졌던 온 강석호 의원은 29일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이 비박계·복당파의 주요 후보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 의원은 입장문에서 "김학용 의원과 보수 대통합·대여투쟁·품격정치라는 대명제를 놓고 정견과 지혜를 모아본 결과, 현시점에서 저보다 김 의원이 더욱 잘 해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김학용 의원은 이날 같은 당 의원 전체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출마를 기정사실로 했다.

김 의원은 "부족한 후배를 위해 결단을 내려주신 강석호 의원께 감사드린다"며 "위기에 처한 당을 추스르고 총선 승리의 분기점을 마련하기 위해 원내대표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도 거대권력의 폭주에 맞서 싸워야 한다.

잘 싸울 줄 아는 제가 그 선봉에 서겠다"며 "통합의 리더십으로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복당파에 속하는 김영우 의원도 이날 출마를 선언하고 "당을 바꾸고 활력을 불어넣어서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겠다는 책임감이 저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내 단일화 움직임과 관련해 "사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 단일화도 국민들이 볼 때는 결국 계파 단일화이고 구태정치로 인식될 것"이라며 "저는 정책 단일화, 노선 단일화, 비전 단일화 아닌 계파 단일화라면 단호히 배격한다"고 밝혔다.

친박(친박근혜)계·잔류파 중에서는 나경원·유기준(4선)·유재중(3선)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나 의원은 전날 정치권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우파를 다시 세우기 위해선 자유한국당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그 변화를 위해 원내대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혀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지긋지긋한 계파 싸움을 끝내고 하나 된 목소리로 국민과 함께하겠다"며 "보수정당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 선출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중립 성향을 보여온 나 의원이 친박계까지 지지세를 확대하면서 친박·잔류파 후보들 가운데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계 일각에서 친박·잔류파의 후보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일단 유 의원은 나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에 선을 그으며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계파 구도가 선명해질수록 단일화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이르면 내주 초 친박계의 단일화 움직임이 가시화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성태 현 원내대표의 임기는 다음 달 11일까지로, 임기 만료 이전에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하지만, 예산안 심사 일정 등이 늦춰지고 있어 경선 일자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당헌·당규에 따라 정해진 일정대로 경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