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영국이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중국 화웨이를 자국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구축 입찰에서 배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영국, 美압력에 화웨이 5G '비토대열' 합류하나
두 나라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 대표단이 최근 유럽을 방문해 국가안보 위협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동통신 장비 구축 감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한 이후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전했다.

미 대표단은 유럽 각국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거나 온라인을 통해 영국과 독일이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만큼, 자국 전기통신망 및 공급체계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

미 행정부의 이런 입장은 두 나라가 내년 5G 구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5G는 최대 전송속도가 20Gbps에 달하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화웨이는 영국과 독일의 5G 구축에 선두주자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독일 관리들은 화웨이의 5G 구축 입찰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이 공식적으로 화웨이 입찰 배제를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외교부와 내무부 등 정부 일각에서 이에 대해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한 관리는 "미 행정부의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최근 들어 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서유럽 현지법인 관계자는 "독일 정부가 안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5G 입찰을 금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아직 들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에서도 지난여름부터 화웨이 5G 입찰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화웨이를 5G 입찰에서 제외하거나 기존 통신망 사업자에서 배제하는 것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하고, 다만 화웨이에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다음 달 보안 담당 부서와 통신망 사업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영국 정부 보안 관리들은 영국이 미 행정부의 압력으로 화웨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뉴질랜드는 이번 주 초 중국의 5G 통신망 기술이 자국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사용 금지 조처를 내렸다.

미국 정부도 국가안보 우려 때문에 화웨이의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이 자국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했고 이어 호주 정부도 지난 8월 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가 호주에서 5G 네트워크에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금했다.
독일·영국, 美압력에 화웨이 5G '비토대열' 합류하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