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베이더우 구축은 과학 강국 도약 위한 중국 야망의 일부"
베이더우 3호 위성 총 19기 발사…중국, 총 35기 발사 목표

중국이 미국의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lobal Positioning System·GPS·위성항법장치)에 대응해 '베이더우(北斗)' 시스템 구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9일 쓰촨(四川)성 시창(西昌)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3호 B 로켓으로 베이더우 3호 위성 2기를 추가로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중국, '중국판 GPS' 베이더우로 글로벌 기술 통제력 확보
지금까지 중국이 지구 궤도에 올린 베이더우 3호 위성은 모두 19기다.

이는 올해 말부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숫자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중국은 베이더우 3호 위성의 기본 배치를 마치고 올해 말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들에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한다.

중국은 미국의 GPS에 대항해 '중국판 GPS'라 할 수 있는 위성항법장치인 베이더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베이더우는 '북두칠성'에서 딴 이름이다.

중국은 올해만 총 11기의 베이더우 3호 위성을 쏘아 올렸다.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국을 대상으로 한 내비게이션 서비스에 이어 오는 2020년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베이더우 시스템의 산업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에는 총 90억 달러(약 10조1천억 원)의 자금이 소요될 예정이다.

중국이 베이더우 시스템을 완성하면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독자적인 GPS 시스템을 갖춘 국가가 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위성 위치확인 시스템은 미국의 GPS다.

이는 미국 공군이 제어하는 인공위성을 이용한다.

이에 대항해 러시아는 글로나스(GLONASS)라는 자체 위성 위치확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유럽연합(EU)과 일본도 독자 GPS를 구축하고 있지만, 중국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일본은 지난해까지 4기의 위성을 쏘아 올렸고 이달 시스템을 가동했다.

EU도 2016년부터 '갈릴레오'라 불리는 GPS를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여파로 2020년까지 시스템을 완성한다는 목표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FT는 중국의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대해 "메이저 과학 강국이 되려는 중국 야망의 일부"라면서 "중국은 독자적인 글로벌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기술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케이스 헤이워드 전 영국왕립항공협회 수석 연구원은 GPS가 시간과 공간을 정확하게 측정하는데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지적한 뒤 "그것은 기술적 우위를 나타내는 살아있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과학자들은 머지않아 기술적인 정확성이나 국제적인 장악력에 있어 미국의 GPS를 무색하게 만들 것이라는 야심을 감추지 않는다고 FT는 지적했다.

중국은 총 35기의 베이더우 3호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릴 예정이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규모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베이더우 시스템을 총설계한 양창펑(楊長風)은 작년 중국 관영 매체에 "중국의 베이더우는 세계의 베이더우"라면서 "세계의 위성 내비게이션 시장은 분명히 베이더우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GPS 시스템의 핵심에는 시간을 나노초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는 원자시계(Atomic clock)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원자시계는 원자 안에 있는 전자의 고유상태 사이의 전이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의 진동수를 세어 시간을 재는 시계다.

중국 인민해방군 또한 바이더우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바이더우 시스템의 상업용 채널보다 정밀한 군사용 채널을 통해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GPS의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국제 위치확인 서비스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지만, 앞으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중국은 일대일로 협력 국가나 동남아 국가들에 베이더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미국이 과거 행사했던 것과 비슷한 지위를 누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