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의 3%대 경제 성장률 달성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 상반기 3.2%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잠정치도 속보치와 같은 3.5%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로 정한 대로 미국이 3%대 성장률을 회복하면 이는 2005년 이후 13년 만이다.

美 성장률 '年 3% 고지'…13년 만에 달성 눈앞
미국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간) 3분기 GDP 증가율 잠정치가 전 분기 대비 3.5%(연율 기준)를 기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0월 발표한 속보치 및 시장 전망치와 같은 수치다. 2분기 증가율(4.2%)보다는 다소 하락했지만 잠재성장률(2%)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4분기 GDP 증가율이 2.5% 정도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미국 경제의 3%대 성장이 확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규제 완화에 힘입어 중국과의 통상전쟁에도 불구하고 투자와 소비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지난 10월 미국 실업률은 49년 만에 최저인 3.7%를 기록했다. 완전고용 수준이다.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주택부문을 뺀 고정투자(비주거용)도 2.5%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들 경기 지표는 올 상반기에 미국 경제를 성장시킨 동력”이라고 전했다. 이날 발표를 통해 처음 공개한 기업들의 세전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0.3% 증가해 6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4분기부터 미국의 성장률 둔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감세 등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가 줄어들고 있고, 통상전쟁도 경기 흐름에 부담을 주고 있어서다. 글로벌 수요 둔화가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에너지 부문 투자 감소도 미 경제에는 악재다.

Fed는 내년 미 경제 성장률을 올해보다 낮은 2.5%로 전망했다. 또 2020년 성장률 전망치는 2%, 2021년은 1.8%로 갈수록 경기 호조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